[서울=뉴스핌] 신정인 인턴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전국에서 치러진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교육청 제15지구 제1시험장인 경복고등학교에서도 수험생들의 떨리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교육부에서 수험생 응원전을 금지한 만큼 수능 응원단이 보이진 않았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오전 6시 50분 해가 채 뜨기 전 차가운 아침 공기를 뚫고 수험생들이 정문으로 향했다. 5도 내외의 쌀쌀한 날씨에 대부분 두꺼운 코트나 점퍼, 패딩 차림에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핫팩을 손에 쥔 홍진영(19) 군은 "한 등급만 올리자는 생각으로 시험보러 왔다"며 "수능이 끝나면 우선 종일 자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인턴기자 = 서울교육청 제15지구 제1시험장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로 수험생들이 입실하고 있다. 2022.11.17 allpass@newspim.com |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직접 필기한 프린트물을 보거나 가족의 포옹을 받는 수험생들도 종종 보였다. 일곱시가 넘자 학부모 차량들도 속속 이어졌다. 학교 옆 교회에서는 핫팩과 따뜻한 차, 과자를 테이블에 마련해두고 직접 수험생들을 나눠주기도 했다.
수험생 최우제(19) 군은 "빨리 끝내고 놀고 싶다"며 "대학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우제군의 어머니 김지은(48) 씨는 "큰 애 이후로 이번이 두번째 수능인데 작은 애라 더 걱정되는 것도 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많았는데도 잘 준비한 것 같다. 큰 변동 없이 잘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전 7시 30분에 가까워지자 수험생들과 학부모 차량은 점점 붐비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잘 봐 떨지말고", "파이팅, 하던대로 하면 돼" 등 자녀들을 격려하며 포옹하거나 등을 다독였다. 자녀가 정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거나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이때쯤 조희연 교육감도 수험생들을 응원하고자 경복고를 방문했다.
친구들이 다같이 만나 시험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중앙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다섯명은 취재진 앞에서 사이좋게 촬영을 마치고 수험장으로 향했다. 이들 중 중앙고등학교 잠바를 입은 홍은기(19) 군은 "긴장되지만 하던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학교에 가면 축제부터 즐기고 싶다. 코로나19 때문에 고등학교 때 (축제를) 못 해서"라고 했다.
재수생·삼수생들도 긴장된 모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수생 김기동(20) 씨는 "두번째 수능이라 올해는 좀 더 자신감이 있다"며 "재수학원을 다니며 준비했는데 주변에 응원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삼수생 아들 팔짱을 끼고 정문까지 바래다준 학부모 김모(45)씨는 "이전 (수능) 보단 덤덤하다. 평소처럼만 잘 했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전했다.
7시 58분. 입실 10여분을 앞두고 학생들은 빠른 발걸음으로 시험장에 입실했다. 수험생긴급수송오토바이로 정문 앞에서 남학생을 내려준 남성 봉사자는 "잘봐, 파이팅"이라고 응원한 뒤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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