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에 걸쳐 6000만원 수수 혐의
노 의원 "야당 의원 탄압에 대한 신호탄" 강력 비판
[서울=뉴스핌] 김현구 홍석희 기자 = 검찰이 2020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사업가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노 의원은 "야당 의원 탄압에 대한 신호탄"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번 의혹이 현재 구속기소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 대한 추가 수사 과정에서 포착된 만큼, 이 전 부총장 공소장에 기재된 정치권 인사로 수사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3차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 개회식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2022.11.03 mironj19@newspim.com |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전날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노 의원의 국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노 의원은 지난 2020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다섯 차례에 걸쳐 총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씨가 폐선로 철도 부지를 이용한 태양광 사업 편의 등을 청탁하기 위해 노 의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당 자금이 2020년 8월 전당대회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 의원은 이 전당대회에서 3위를 기록해 최고위원에 당선된 바 있다.
검찰은 박씨가 노 의원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이 담긴 휴대전화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노 의원에게 출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저는 태양광과 전혀 상관없는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박모씨의) 부인 되는 사람과 봉사단체에서 몇 번 만났을 뿐, 정작 돈을 줬다는 박모씨는 얼굴조차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본 적도 없는 사람한테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또 노 의원은 "심지어 당사자인 박모씨조차도 한 언론 인터뷰 요청에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잘랐다고 한다"며 "검찰이 적시한 청탁 내용과 저의 의정 활동 사이에는 어떠한 업무 연관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업무 연관성이 없는데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환노위 이전에는) 과방위원장을 했을 뿐 정작 태양광 사업이나 철도 부지와 관련이 있는 산자위나 국토위는 하지도 않았다"며 "태양광 가지고 뭔가 엮으려고 하는 건 또 전 정권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까지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세상이 변했는데 소관이 아닌 곳에 어떠한 청탁을 한다는 것인가"라며 "그런 청탁은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이 검찰의 억지 짜맞추기식 수사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일련의 움직임은 제 개인에 대한 탄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거대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기획수사·공작수사라고 규정한다. 이건 야당 의원 탄압에 대한 신호탄"이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그는 "이권을 청탁하고 무엇을 줬는지 당사자에게 묻고 싶다"며 "나머지 과정은 진행 과정에서 결백을 확실히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검찰이 이 전 부총장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 의원 관련 혐의를 포착한만큼, 이 전 부총장 공소장에 거론된 문재인정부 장·차관급 인사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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