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 수출 출하 피해 2조 규모
내수 중심 정유는 일단 제외…추가 검토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 출하율이 크게 떨어지자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2개월 연속 감소세로 접어든 수출에 적색등이 켜지다보니 출하 피해가 심각한 철광·석유화학부터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유분야는 당장 내수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주다보니 추가적인 업무개시명령에서는 배제된 상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8일 오전 9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 파업 참여자들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시멘트 분야에 대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이후 철강·석유화학에 대한 두번째 업무개시명령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시멘트에 이어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예정이다. 2022.12.08 yooksa@newspim.com |
이번에 추가로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는 수출 출하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한 고위 관계자는 "철강의 경우에는 수출 출하량이 정상 출하 대비 20~30% 수준으로 떨어졌고 석유화학은 평상시 대비 5% 출하량에 불과한 상태"라며 "이렇다보니 업계 현장의 수출에도 상당한 차질을 초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은 장기화되고 있는 화물연대 파업 속에서 현장의 수출 붕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기도 하다.
정부는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의 출하 차질로 인한 피해 규모를 2조원 대로 추산했다. 한국철강협회 역시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피해액이 1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 역시 지난 4일 기준 피해액이 1조173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2022.12.07 swimming@newspim.com |
업계 현장의 한 관계자는 "철강업계 화물차 기사 5900명, 석유화학 기사 4600명 등 1만여명의 기사가 운행을 하지 않다보니 업계의 피해가 증폭되고 있다"며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게 되면 매출 타격이 1200여억원에 달할텐데 결국 이같은 피해가 다른 산업에도 이어질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 등 공장을 멈춘 뒤 다시 가동하기 위해서는 2주 정도의 시일이 필요한데 그 사이 피해액만 해도 상당하다"며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의 출하에 차질이 생기면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핵심 수출 전방산업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한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정유업계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은 즉각 발동하지는 않았다. 정유사에서의 석유제품 생산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고 문제가 되는 유통 구간은 정유사에서 주유소로 가는 내수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한 관계자는 "기존 탱크로리의 35%가 멈춰선 것인데 정부도 일단 군 탱크로리 등을 활용해 다각적으로 품절 주유소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관리를 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당장 피해가 시급한 부분은 철강·석유화학 분야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29일 품절주유소는 23곳에서 30일 33곳으로 늘었다. 이후 이달들어 1일 49곳, 2일 60곳, 4일 88곳, 5일 96곳까지 치솟았다. 다만 6일 81곳, 7일 78곳으로 품절주유소가 다소 줄어들었다.
한 주유소 대표는 "사실 주유업계도 언제 어느 주유소가 품절이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현재 최대한으로 재고량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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