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식 반응은 자제 중이나 불안감 커질 듯"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박 4일간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마치고 지난 10일(현지시각) 귀국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후퇴하고 있는 중동에서 시 주석은 아랍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새 시대를 예고했다.
CNN은 시 주석의 이번 중동 방문에서 주목할 5가지로 ▲사우디와 대부분의 정책에서 의견 일치를 보인 점 ▲안보 및 에너지 분야 빅딜 ▲내정 불간섭 원칙 확인 ▲향후 에너지 수입 관련 위안화 결제 추진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등 5가지를 꼽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오른쪽)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12.12 kwonjiun@newspim.com |
시 주석이 사우디와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우주 연구, 디지털 경제 및 인프라, 이란 핵개발 관련 인프라, 예멘 내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의견이 일치함을 확인했다.
사우디가 석유 감산 문제 등으로 미국과 사이가 벌어진 틈을 타 시 주석은 이번 방문서 석유와 가스 수입 확대를 약속하며 안보 및 국방 분야의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은 석유와 가스를 위안화로 구매하고 싶다는 뜻도 밝히며 달러 패권에 균열을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은 위안화 결제 시행에 동의하진 않았으나 사우디 최대 고객인 중국이 갖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위안화 결제가 당장 시행은 어렵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허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또 인권 문제로 서방의 비판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시 주석은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도 합의했다.
CNN은 시 주석의 이번 중동 방문을 두고 미국이 반응을 자제하려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막후에서 미국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중이라는 추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샤오진 차이 아랍에미리트 샤르자 대학교수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으로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실질적으로 확대된 것은 아니지만,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지속해서 쇠퇴한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니 러셀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뉴욕타임스에 "(이번 방문을 통해) 시 주석은 아랍권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은 "사우디가 안보를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고 미국의 중동 전략은 사우디와의 긴밀한 관계에 달려 있다"면서 "최근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가 깊어지고 있지만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사우디의 가장 중요한 동맹의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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