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철강업, 불황 속 활로 찾기 사활
동국은 지주형 전환·세아는 신사업 육성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철강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올해도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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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6월 '동국홀딩스(가칭)' 출범을 목표하고 있다. 컨트롤타워인 동국홀딩스 아래 열연과 냉연사업을 각각 맡은 '동국제강(가칭)'과 '동국씨엠(가칭)'을 두겠다는 구상이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다.
이를 위해 각 사업 인적분할도 추진 중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인적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과 임시 주주총회 소집 승인의 건을 의결했고, 오는 5월 17일 주주총회서 인적분할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지주형 전환에 성공하면 동국홀딩스는 장기적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신사업을 발굴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법인 동국씨엠은 컬러강판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앞서 동국제강은 오는 2030년까지 컬러강판 사업 매출 2조원, 글로벌 100만톤(t) 규모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세아그룹은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친환경에너지용 철강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세아제강지주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에 자회사 세아윈드를 설립했다. 세아윈드는 글로벌 풍력터빈기업 오스테드와 모노파일 공급계약을 채결해 지난해 7월 24만t 규모의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유럽은 중국에 이어 전 세계서 두번째로 해상풍력 설치용량이 많은 지역으로, 이중 영국은 유럽 계획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세아윈드가 영국 내 유일한 모노파일 생산기업인 만큼 해상풍력 설치 계획만으로도 이미 수요가 보장된 셈이다. 현지 공장은 내년 6월 준공 예정으로, 하반기부터 본격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사업 성장에 따라 이익 안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아제강도 모노파일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앞서 세아제강은 세아윈드 출자 발표 당시 공동연구개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강이란 사업 정체성 한계를 넘기 위해 지난해 3월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포스코는 올해 신사업 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친환경 성장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리튬 생산력을 끌어올려 2차전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가 생산한 리튬은 올해부터 시장에 정식으로 공급된다. 올해 1분기 포스코HY클린메탈 1공장이 가동되고,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아르헨티나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생산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게획대로라면 오는 2026년 포스코그룹 리튬 연산량은 연간 10만t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기준 리튬 생산량 전 세계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제철은 신사업 발굴보다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전기로에서 직접환원철과 스크랩을 활용해 자동차용 고강도 강판을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로를 통해 1.0Pa급 고급 판재 생산에 성공한 세계 첫 사례다. 기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면서, 그간 전기로에서 생산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고강도 판매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탄소 중립이란 단순한 목표 제시를 넘어 실제 기술 구현으로 탄소 중립에 한 발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기로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시스템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시대적 요구에 따라 가벼우면서도 강한 고강도 철 제품 니즈가 많아진 만큼 이 같은 수요 대응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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