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업무보고서 '보험 불완전판매 방지방안'
보험사 불완전판매 5년간 14만건...GA업계 내 성행
전문가 "소비자 중심의 세분화된 공시지침 필요"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국내 보험업권의 불완전판매가 끊이지 않자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해 나선다. 보험 불완전판매 방지 방안을 만들고 대형 법인판매대리점(GA)을 대상으로 비교‧설명제도를 강화하는 등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들도 신회계제도(IFRS17)의 시행으로 고객 유지율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자사 모니터링 등 불완전판매로 인한 고객 이탈 방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31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대통령실에 보고한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 자료에서 계약자에게 손해가 되는 보험 불완전판매 방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계약 해지 후 신규계약을 체결하는 보험 갈아타기(보험계약 승환)에 대한 설명 의무 강화를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사가 상품 계약자에게 상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판매하는 불완전판매는 지난 5년간 꾸준히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5년여 동안 보험업권의 불완전판매 건수는 13만8021건이다. 특히 최근 보험회사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보험상품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GA가 대형화되면서 GA업계에서 고지의무 위반과 자필서명 미비 등의 불완전판매가 성행하자 제도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1.26 hwang@newspim.com |
이에 금감원은 GA의 불완전판매를 막는 보험상품 비교·설명 제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험상품 비교 설명서 양식을 개정했다. 고객에게 설명하고 양식에 기재해야 하는 내용으로 ▲보험금 지급사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 ▲보험기간 ▲보험료 ▲해지환급금 관련 사항 ▲재계약 관련 사항 ▲해당 보험상품의 차별화된 특징 등 7개 조항을 추가했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6개월의 계도기간을 두고 오는 7월부터 개정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도 적극적으로 자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가 올해부터 시행됨에 따라 각 보험회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CSM(계약서비스마진) 확보가 중요해져 해당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고객 유지율 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금융당국의 설명제도 강화와 보험사들의 자체 노력도 좋지만 소비자 중심의 불완전 판매 해결을 위한 공시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는 IFRS17의 시행으로 유지율 관리가 필요해짐에 따라 자사의 채널 및 고객군에 적합한 고객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해외 감독당국에선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와 대규모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판매자 전문성 강화, 수수료 체계 정비, 고객 중심 업무운영원칙 제정 등의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보험계약 유지율이 상품・판매채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므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획일화된 유지율 공시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한 세분화된 공시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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