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시밀러 '암제비타' 출시, 투트랙 가격 전략
관건은 리베이트…"고가 라인업 인기 있을 듯"
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도 7월 출격 대기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단일 의약품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퍼스트 시밀러인 '암제비타'가 가격을 둘로 나눈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공략에 나섰다. 이 중 비싼 제품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과 거의 차이나지 않는 가격으로, 이는 리베이트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암젠은 지난달 31일 '암제비타'를 휴미라에 비해 5%와 55% 할인한 두 가지 가격으로 출시했다.
휴미라는 애브비가 개발한 류머티즘, 궤양성 대장염, 건선 등에 사용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 2021년 글로벌 시장에서 올린 매출이 207억달러(약 26조원)였다. 2021년에만 코로나 백신에 밀려 2위를 차지했을 뿐, 매년 단일 의약품 판매 1위를 놓지 않는 치료제다. 이 중 미국 내 매출만 173억3000만달러(약 22조원)다.
올해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특허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업체들이 미국에서 출시할 시밀러 제품을 준비중이고, 애브비와의 특허 협상 등에 따라 출시일을 정해놓고 대기중이다.
암제비타는 그런 제품 중 처음으로 스타트를 끊은, 퍼스트 시밀러다. 특히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대비 30~40% 떨어진 가격에 출시되는 만큼 암제비타의 가격 투트랙 전략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암젠, 고가 라인업·묶어팔기로 리베이트 전략 세워
외신에서는 저가 라인업보다는 고가 라인업이 더 인기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고가 라인업은 의약품 가격을 높이는 대신 사보험사나 의약품급여관리자(PBM, Pharmacy Benefit Manager)에 주는 리베이트 비용을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6일 오전 서울 금천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회차 접종에 앞서 의료진이 주사기에 백신을 채우고 있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 2021.02.26 photo@newspim.com |
PBM은 보험사 대신 제약사와 약가 및 리베이트를 협상하는 중간자 역할을 한다. 특히 처방약 목록(Formulary)에서 의약품의 티어를 결정하는 만큼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의약품이 높은 티어에 오를수록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적어져 구매가 늘어나는 편이다. 따라서 제약회사들은 처방약 티어를 결정하는 PBM에게 리베이트를 집중한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는 다양한 요건 중에서도 특히 리베이트 전략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편이다. 미 정부에서 의약품 가격을 떨어뜨리고자 하는 시도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리베이트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한 이후 의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의약품 약가 협상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지난달 미국 제약사들은 약 350종의 의약품 가격을 인상했다. 약가가 낮아질 것에 대비해 미리 가격을 올려 리베이트 비용을 마련한 셈이다.
암젠은 리베이트를 위해 묶어팔기(bundling) 전략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암젠은 또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엔브렐, 오테즐라를 보유하고 있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묶어파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예의주시' 제약사들…제형 및 상호교환성 준비중
퍼스트 시밀러가 나온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나름대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해만 10개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 출시되는 만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움직이는 국면이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하드리마)와 셀트리온(유플라이마)이 올해 7월1일 출시를 할 예정이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만한 요소로는 고농도, 구연산염 제거 제형, 상호교환성 등이 꼽힌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2023.02.10 hello@newspim.com |
고농도·구연산염 제거 제형 등으로 환자들은 주사를 보다 용이하게 맞을 수 있게 된다. 고농도 제형은 피하주사제형으로 자가 주사가 가능하고 약물 투여량도 절반으로 줄어 여러 번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 휴미라 시장에서 85% 정도를 고농도 제품이 차지한다. 구연산염 제거 제형은 주사부위의 통증이 덜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상호교환성(IC, Interchangability)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생물학적 제제와 효능이 다르지 않음을 증명하는 자격이다. 상호교환성을 획득할 경우 의사의 동의를 얻지 않더라도 약국에서 오리지널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교차처방할 수 있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상호교환성의 경우 맨 처음 받은 제품이 1년 동안 독점권을 가지는 구조로, 내년 6월까지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만이 상호교환성 적용을 받는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암제비타 출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지금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장의 상황이 어떤지는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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