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북한

속보

더보기

[탈북민 정착 스토리] ①자유⋅행복 찾아 5년 전 한국행…"제주 농부와 장거리 연애로 결혼 골인 했어요"

기사입력 : 2023년03월29일 13:40

최종수정 : 2023년04월20일 11:02

감귤농사 짓는 평북 출신 김복희 씨
어린 시절 배꽃 추억이 이젠 감귤로
"제주가 고향처럼 친근한 곳 됐어요"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제주는 북한 사람들에게 꿈 속에서나 만날 선망 속 섬이다.

한반도의 끝자락 남녘 따뜻한 곳에 감귤과 파인애플이 자란다는 이야기를 몰래 접하다보면 신비감에 휩싸이기까지 한다는 얘기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평북 출신 탈북민 김복희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 감귤농장에서 생산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남북하나재단] 2023.03.29 yjlee@newspim.com

한때 제주에서 남북 회담이 열릴 때면 북한 측 대표단 선발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서울 회담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제주 한 번 가보겠다"고 난리법석을 떨었다는 것이다.

5년 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김복희 씨는 제주 서귀포에서 감귤농장을 운영한다.

평북 출신인 그가 목숨을 걸고 탈북해 제주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어엿한 농장 사장님이 됐으니 "출세도 이런 출세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아버지 찾아 북중 국경 넘었다가 20년 넘게 중국생활

김 씨의 고향은 평안북도의 한 시골 마을이다. 6남매를 둔 그의 부친은 중국 지린성(吉林省) 출신이었는데 1996년 갑자기 실종됐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겁도 없이 국경을 넘어 고모 집을 갔지만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당시는 북한 주민 수 백만이 굶어 죽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힘들어 '고난의 행군'이라 불린 대기근 사태가 한창일 때였다. 고모는 굶어 죽는 북한 땅보다는 중국에 숨어사는 게 낫다는 생각에 조카딸을 붙잡았다.

하지만 강 하나를 사이에 둔 소도시에 탈북민이 점점 많아지자 수시로 공안이 들이닥쳤다.

할 수 없이 고모는 하얼빈에 있는 먼 친척에게 김 씨를 부탁했고,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고 아이를 봐주며 세월을 보냈다.

피난처처럼 택했던 남편과의 결혼생활에서 딸이 태어났다. 딸은 고등학교 마치자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 했다.

그 꿈을 이뤄주기 위해 김 씨는 2018년 딸과 함께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제주에 정착한 탈북민 김복희 씨가 자신의 감귤하우스에서 남편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남북하나재단] 2023.03.29 yjlee@newspim.com

김 씨는 "서울살이는 참 힘들었다"며 "이렇다 할 기술도 없어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며 돈을 벌어 딸을 공부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제주에 사는 농부를 알게 됐고 전화로 장거리 연애를 하다 결혼에 골인했다.

김 씨는 "제주에 살 결심을 하게 된 건 고향 마을에 대한 추억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꽃이 만발하던 고향 마을과 제주의 귤밭이 오버랩 됐고 "땅에 진심을 쏟아보자"는 결심에 농부가 됐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어려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처음 농업기술센터 교육에 참가했을 때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기초가 없으니 금시초문인 단어도 많아 강의 내용의 30% 정도만 알아들었다고 한다.

남편도 오랜 기간 제주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새로운 분야나 기술에는 자신없어 했다.

◆농업 강의 30%만 알아들어...남북하나재단 도움 받아 도전

이 때 그에게 큰 힘이 된 건 탈북민 정착 지원을 담당하는 남북하나재단의 '영농 성공 패키지 프로그램'이었다.

김 씨는 "농사는 생각하던 것과 달랐다"며 "열심히 한다고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기술도 필요하고 자금도 많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노력 끝에 신품종 스테비야 감귤 재배에 과감하게 도전했고 지금은 다른 신품종 재배를 위해 필요한 교육도 받고 있다.

요즘 김 씨가 각별히 챙기는 건 유통이다. 이런저런 노력 끝에 아무리 좋은 품질의 감귤을 생산한다해도 결국 성패는 유통이 좌우한다는 판단에서다.

인터넷과 블로그, 스마트 스토어 등에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백화점과 농협 등에 귤을 출하하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택배로 발송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유통은 그에게 큰 숙제라고 한다.

몇 년 전부터 김 씨는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10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품종에 따라 귤이 출하되는데 때맞추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과 학생들에게 직접 귤을 따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감귤하우스 한편에는 정원수와 동백나무, 금목서, 은목서, 목련 등을 하우스 옆에 심고 수국, 모란, 야자수 묘목도 재배한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했으나 하우스 옆 작은 땅을 이용하여 키운 정원수로 지금은 짭짤한 부수입도 준다.

김 씨는 요즘 무척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4계절 이어지는 귤 농사는 시작도 좋아야 하지만 끝이 중요하더군요"라고 말했다. 마치 그의 삶을 두고 하는 얘기처럼 들렸다

목숨을 건 탈북과 고난 속의 중국 체류 생활, 낯선 한국 땅에서의 정착을 이뤄낸 김 씨는 인생 후반전을 성공과 행복으로 물들여가고 있다.

yjlee0813@naver.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사진
[尹 파면] 조기 대선 막 올랐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며 조기 대선 막이 올랐다. 현재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는 구도다. 여·야 잠룡들은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개헌론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등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5.04.03 ace@newspim.com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은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헌법 제68조 2항에 따라 파면 등으로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해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공직선거법 제35조 1항에 따라 늦어도 오는 14일까지 조기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조기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며 대권을 노리는 후보자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선두 주자는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유력 후보자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 부담도 덜었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국회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재수 의원 등이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1강'인 이 대표와 비교해 열세다. 야권 잠룡들은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등 개헌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도 차기 대권을 넘보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40대 기수론' 등 정치권 세대 교체론을 앞세우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회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국회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조기 대선에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후보자들은 당내 경선에서 정통 지지자인 보수 표심을 먼저 얻어야 한다. 동시에 본선에서 중도층 표까지 끌어올 수 있는 경쟁력도 보여줘야 한다. 여권 후보자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제왕적 대통령제 한계 극복 방안으로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론을 제시하고 있다. 각 당은 곧 당내 경선을 시작해 본선에 올릴 후보자 선정에 들어간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조기 대선 24일 전부터 이틀 동안 대통령 후보 등록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오는 6월 3일 치러지면 각 당은 오는 5월 11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후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야는 약 8년 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후 1개월 안에 대통령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다. 범야권이 대통령 단일 후보로 본선에 들어갈지도 주목된다. 당 내 간판 주자가 없는 조국혁신당은 '야권 통합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있는 민주당이 이에 응할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ace@newspim.com 2025-04-06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