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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표본부터 채취까지 '수작업'으로…매년 양파 생산량, 어떻게 조사되나

기사입력 : 2023년05월12일 06:00

최종수정 : 2023년05월12일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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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매년 5월 중순~6월 하순 양파생산량 조사

[무안=뉴스핌] 성소의 기자 = 지난 10일 찾은 전북 무안군 해제면 용학리 조생 양파밭에서는 통계청 목포사무소 소속 조사원들의 양파 생산량 조사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무안은 전국 양파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곳으로 국내 최대 양파 생산지로 꼽힌다. 통계청은 양파 수확기가 되면 무안을 비롯해 주요 양파 생산지 367곳에 관할 지방사무소 조사원들을 보내, 그 해 생산된 양파 생산량을 조사한다.

이렇게 조사된 양파 생산량은 농민들의 생산 계획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 결정에도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정부는 특정 작물 가격이 치솟을 때를 대비해 일정 물량을 비축해두는데, 그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 통계청의 생산량 통계를 참고한다.

[무안=뉴스핌] 성소의 기자 = 통계청 호남사무소 소속 조사원들이 10일 전북 무안군 해제면 용학리 조생 양파밭에서 양파 생산량을 조사하고 있다.  2023.05.11 soy22@newspim.com

이날 찾은 무안의 양파밭은 면적 1200㎡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을 자랑했다. 밭에는 지난해 10월 말쯤 파종돼 수확을 곧 앞둔 조생종 양파들이 빼곡히 들어서있어 발 디딜 틈도 없었다. 한훈 통계청장도 올해 양파 생산량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조사원들과 함께 했다.

가장 먼저 '표본구역'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시작됐다. 필지에 있는 모든 양파를 채취할 수 없는 만큼 표본구역 2곳을 정해 그 구역 내에서만 생산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통계청은 표본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 이랑 수를 기반으로 2개 지점을 표본구역으로 선정한 뒤 각각 3㎡ 면적의 양파를 채취해 양파 무게를 측정한다. 이 작업의 핵심은 작업자의 주관이 들어갈 틈이 없이 철저하게 '무작위'로 선정하는 점에 있다.

조사원들은 본청에서 무작위로 생성한 난수 3개를 활용해 각 표본구역의 기준이랑과 세로기점을 산출했다. 이날 조사원들이 산출한 A 구역 기준이랑은 스물두번째 이랑, 세로기점은 239cm였다. A 구역 기준이랑이 정해지면, B 구역 기준이랑은 간단한 산식에 의해 자동 산출된다.

기준이랑과 세로기점이 선정되자, 조사원들은 각각의 위치에 깃대를 꽂고 이를 노란색 노끈으로 둘러 A구역과 B구역을 표시했다. 그 다음에는 그 구역 내에서 채취를 진행할 3㎡(약 1평) 규모 면적을 별도 선정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기준이랑을 포함해 왼쪽 4개 이랑과 오른쪽 5개 이랑 등 10개 이랑 평균 너비를 측정한 다음, 이를 다시 3㎡당 이랑길이로 나눠 구하는 식이었다. 이 과정은 쉽게 말해 '표본 속 표본'을 구하는 작업이다. 

[무안=뉴스핌] 성소의 기자 = 통계청 호남사무소 소속 조사원들이 10일 전북 무안군 해제면 용학리 조생 양파밭에서 양파 생산량을 조사하고 있다. 2023.05.11 soy22@newspim.com

조사원들이 각 구역별로 3㎡ 면적을 선정하고 이를 빨간색 노끈으로 두르자, 이제 본격적인 양파 채취 작업이 시작됐다.

구역별로 채취해야 하는 양파 갯수는 총 20개. 이 역시 그냥 진행되는 법이 없었다. 조사원들은 그 자리에서 3㎡ 내 정상 포기 수를 센 뒤 이를 20을 나눈 값으로 '추출 간격'을 구해, 이에 맞춰 양파를 뽑았다.

"추출 간격 4.4 입니다!" 조사원이 외치자, 또다른 조사원이 이에 맞춰 양파 채취를 시작했다. 추출 간격이 4.4라는 것은 4.4개마다 1개씩 양파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 조사원은 두번째 양파부터 채취를 시작해 여섯번째, 열번째, 열네번째 양파 등 스무개 양파를 차례로 뽑아 올렸다.

양파 채취 작업은 그야 말로 수작업이었다. 조사원이 밭에 깔린 비닐을 직접 손으로 뜯어내고 그 아래 파묻혀 있던 양파를 힘껏 들어올려야 한다. 양파를 뽑는 데에는 큰 힘이 들지 않지만 허리를 구부려 멀리 심어져있는 양파에까지 손을 뻗어야 하기 때문에 피가 거꾸로 쏠리는 느낌이었다.

김현기 통계청 농어업통계과장은 "한개씩 뽑으니 뽑을 만한 것 같지만, 실제 여기 있는 양파를 다 뽑으려면 쉽지 않다"며 "좀 있으면 날이 더워질 텐데 그럼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곳곳에 꽃대(양파종)가 올라와있는 양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재료들은 상품성이 없어 채취에서 가차없이 제외됐다. 김 과장은 "꽃대는 안에 심이 박혀있어 영양분이 모두 꽃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상품성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안=뉴스핌] 성소의 기자 = 통계청 호남사무소 소속 조사원들이 10일 전북 무안군 해제면 용학리 조생 양파밭에서 양파 생산량을 조사하고 있다. 2023.05.11 soy22@newspim.com

양파 20개를 채취한 작업이 완료되고 이제 남은 것은 중량 측정과 조사표 기입. 그 전에 양파에 묻은 흙을 제거하고, 줄기와 뿌리를 가위로 1cm 남기고 자르는 작업이 필요하다. 채취한 양파를 바로 상품대에 진열할 수 있는 상태로 가공하는 것이다. 

조사원들은 A 표본구역과 B 표본구역 각각에서 캐어 올린 양파 낱알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작업을 시작했다. 혹시라도 상품성이 훼손될까봐 흙을 털고 가위로 뿌리를 자르는 일조차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A구역과 B구역 양파 정열 작업이 모두 끝나자 조사원들은 이를 다시 각각의 바구니에 옮겨 담았다.

조사원들이 바구니를 저울 위에 올리자, A구역 양파 20개 중량이 '5.264kg'으로 기록됐다. 측정된 양파의 중량은 정확성을 위해 소숫점 세자릿수까지 기록된다. B구역은 5.367kg로 측정됐다. 이를 옆에선 지켜보던 조사원이 조사표에다 중량을 수기로 옮겨적었다. 조사표에는 3㎡당 생중량(g)과 10a당 생산량(kg)이 최종적으로 기록된다.

통계청은 이런 방식으로 약 2주 간 무안을 비롯해 전국 367개 필지에서 조사한 표본들을 모아 그해 양파 생산량을 최종 집계한다. 최근에는 농작물 생산조사 편의를 높이기 위해 재배면적을 기초로 하는 '전자조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조사원들이 종이 조사표로 직접 작성하고 표본구역·재료 채취 간격·10a당 생산량 등을 수작업으로 계산하고 있지만, 태블릿에 조사용 어플리케이션을 탑재시켜 표본구역·재료 채취 간격 등을 자동으로 계산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되면 조사 결과를 현장에서 입력할 수 있어 검토사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농업면적의 공간정보(GIS)를 활용해 해당 필지 방문에도 활용할 수 있다. 통계청은 "본구역 선정, 현장조사 입력‧내검 기능 등을 수행하는 조사용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올해 안에 논벼 생산량 조사에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안=뉴스핌] 성소의 기자 = 통계청 호남사무소 소속 조사원들이 10일 전북 무안군 해제면 용학리 조생 양파밭에서 양파 생산량을 조사하고 있다. 2023.05.11 soy22@newspim.com

soy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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