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경력 바탕으로 K-백신 맞춤형 전략 세워
백신 개발서 '패스트 팔로워' 될 것
합성항원 플랫폼도 활용…"성장전략 자신감 있어"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오는 2033년까지 연평균 14%의 투자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향후 5년간 시설과 연구개발에 각각 1조2000억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해 가파른 성장 그래프를 그리겠다는 목표다. 엔데믹 여파로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내는 등 역성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위와 같은 'SKBS 3.0 전략'을 세운 것은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다. 안 사장은 지난해 3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1년 만에 등장해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직접 소개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안 사장은 SK그룹에서 백신 사업을 도맡으며 노하우를 쌓았다. 1998년 SK케미칼에 입사한 안 사장은 지난 2016년 9월 SK케미칼에서 백신 사업을 총괄하는 부문장 자리에 오른 후 지난 2018년 7월 백신사업부문의 분할과 함께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후 2021년 최대 경영실적을 만들어낸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안 사장은 15년간 백신·바이오 분야에서 쌓아온 경력을 바탕으로 K-백신 맞춤형 전략을 세웠다. 화이자나 GSK 등 빅파마의 절대적인 개발 속도를 따라가기는 어렵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에 내재된 역량으로 충분히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갖고 있는 안 사장이 "SK는 백신에 있어서 최강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할 정도다.
안 사장은 차세대 백신을 개발할 때 선두주자를 따르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첫번째 주자를 노리기보다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을 만들면 이를 본따서 개발하는 방식이다. '면역원성 가교연구(Immuno Bridging Study)'를 활용할 경우 선출시된 제품보다 보다 진전된 백신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내세우는 '합성항원'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팬데믹 시기에는 변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mRNA 백신이 지배적이었다. mRNA 플랫폼을 갖추지 못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 개발에 한발 늦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에는 백신에서 신속성보다는 안전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10퍼센트에 불과하던 합성항원 백신이 30퍼센트까지 점유율을 높일 거라는 전망이 나오자, 차세대 코로나 백신을 합성항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자체 백신 개발과 함께 위탁개발생산(CDMO) 투트랙도 이어간다. 안 사장은 지난달 28일에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서 "빅파마는 본인들이 생산하는 것보다 위탁생산업체에 맡기는 게 믿을 만하다고 생각할 경우 위탁생산을 맡기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를 겪는 동안 CDMO에서 신뢰를 얻은 만큼 M&A 등을 통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앞으로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기간 안 사장은 빌&멜린다게이츠재단,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 글로벌 기관 및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며 기존 사업의 고도화와 적극적인 신사업 개발을 추진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사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들이 백신에 관심을 보일 때 장기적으로 투자할 의향(long term strong commitment)이 있는지 질문한 후, 그 의지를 SK바이오사이언스에 투자하는 걸로 보여달라고 말한다"며 "조직과 파트너십을 믿기 때문에 SKBS 성장전략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앞으로의 긍정적인 전망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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