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후 2개월 만에 가격 인상
주요 제품 가격 6%가량 올라
불황에도 아랑곳 하지 않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국내 명품 수요 감소로 오픈런(매장 오픈 전 줄서기) 현상이 시들해졌음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샤넬은 주요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6%가량 인상했다. 지난 3월 인상 이후 약 2개월만이다.
샤넬 클랙식 플랩 백 미디움.[사진=샤넬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인상된 제품의 가격을 보면 일명 '클미백'이라고 불리는 샤넬 클랙식 플랩 백 미디움의 가격은 1367만원에서 1450만원으로 6% 인상됐다. 샤넬 클랙식 플랩 백 스몰은 1311만원에서 1390만원으로, 라지는 1480만원에서 1570만원으로 올랐다.
가수 제니의 공항패션으로 유명해진 샤넬 22백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뛰었다. 22백 스몰 사이즈는 775만원에서 822만원, 미디움은 817만원에서 867만원, 라지는 881만원에서 934만원으로 6% 인상됐다.
국내 백화점 명품 수요는 감소했지만,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샤넬은 지난해에도 상반기에 2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에르메스와 프라다, 셀린느 등도 올 초 가격을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를 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올해 1분기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 줄어들며 2015년 1분기(-0.8%) 이후 8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샤넬이 주요 핸드백 가격을 인상한 23일 오전 9시쯤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 매장 앞에 5명이 대기하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백화점 오픈런 열기도 시들해졌다. 가격 인상 첫 날인 23일 오전 9시쯤 롯데백화점 본점 앞 샤넬 매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인원은 5명밖에 없었다. 오픈 직후부터 대기 번호가 수백번대로 올라갔던 코로나19 확산 기간과 대조된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로 국내 백화점 명품 수요는 하반기에도 저조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백화점들은 VIP 행사와 명품 매장 리뉴얼로 불황에도 수요가 줄지 않는 VIP 잡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샤넬의 가격 인상 하루 전인 22일 본점·잠실·인천·동탄·부산본점 5개 점포의 문을 닫고 우수고객 초청 행사를 열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주 VIP 고객을 위한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에르메스 매장을 단층에서 복층으로 리뉴얼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체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은 남성 명품 매장을 강화 중이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