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의류 한국산 둔갑…20개 공공기관 납품
원산지 표시 손상 행위 과징금 2억1000만원 부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서울세관이 베트남에서 생산된 의류를 수입해 한국산으로 둔갑시킨 후 공기업·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근무복으로 부정 납품한 무역업자 A씨(남, 48세)를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세관은 2022년 11월 A씨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원산지표시 검사에서 혐의점을 발견한 후 즉시 조사에 착수, 사업장에서 공공기관과 맺은 납품계약서 및 베트남 의류 공장에 대한 발주서, 납품 완료 서류 등 범죄사실 관련 주요 증거물을 확보했다.
수사 결과 A씨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생산한 물품을 납품해야 하는 공공조달 입찰에 참여해 계약을 따낸 뒤 국내의 높은 인건비 등으로 수익 저하가 예상되자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조달 근무복 원산지 세탁, 공공기관 납품 거래도 [자료=관세청] 2023.05.25 jsh@newspim.com |
A씨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총 78회에 걸쳐 베트남에서 생산된 의류 12만점(점퍼, 티셔츠 등 원가 31억 원 규모)을 수입한 뒤 원산지(MADE IN VIETNAM) 라벨을 제거하고 국산으로 둔갑시킨 후 20개 공공기관에 59억 규모의 국산 근무복으로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국내에 별도의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를 수입자로 내세움으로써 자사 납품계약에 대한 수사기관의 단속망을 피하고자 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세관은 A씨를 검찰에 송치하고 원산지 표시 손상 행위에 대한 과징금 2억1000만원을 부과했다.
정승환 서울세관장은 "외국산 저품질 제품을 국산으로 속여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행위는 국내 중소 제조기업에 납품 기회 상실을 야기하는 한편, 공공기관의 각종 안전사고 발생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중대범죄이므로 관련 공공기관과 적극 협력하여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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