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3 이상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한계 봉착
'Starsky robotics·아르고 AI' 이어 'Embark'도 청산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운전자 개입이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늦어지면서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사이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신재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사업단장은 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2023 자율주행차 표준 및 산업 전략 세미나'에서 "현재 자동차 업계는 레벨 4 자율주행차 개발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관건은 ODD(Operational Design Domain, 자율주행차 운행가능 영역)를 어떻게까지 발전시킬 수 있느냐"라며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 레벨과 (완전) 자율주행차는 다른 개념이다. 레벨2 자율주행 기술 레벨은 운전자가 운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수준으로, 어디까지나 운전자 지원 기술로 볼 수 있다. 진정한 자율주행은 레벨3부터지만,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재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사업단장. [사진=양태훈 기자] |
또 "(가장 앞서고 있는) 독일의 벤츠가 레벨3 인증을 받아 자율주행차 양산을 시작했지만, 최고 속도는 60km를 넘지 못하고, 고속도로에만 제한적으로 운행할 수 있다. 트래픽 유지밖에 안 된다. 그게 현재 레벨3 ODD의 한계이고, 이는 레벨4도 마찬가지"라며 "레벨5 완전 자율주행차 양산은 어쩌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에 제한적인 속도로만 운행하는 셔틀이나 물류 배송 등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역에서만 자율주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B2C 자율주행차 양산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해 포드와 폭스바겐이 수조원을 투자했던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라는 회사가 파산한 사례가 있는데, 굉장히 상징적인 이야기다. 현대차 역시 앱티브와 합작해 모셔널을 설립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계동경 토르드라이브 대표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계동경 대표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체를 잘 인식한다는 정도로 부족하다. 지능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한데, 이는 물체 인식부터 차의 위치 인식 등 복합적인 요소 기술들이 모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구성하고 있어 AI 기반의 자율 주행을 성공적으로 상용화시킬 수 있느냐가 결국 포인트"라며 "따라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와 동시에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이 발생해야 자율주행 기업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되고, 그래야 자율주행 기술의 사회적 합의 도출이 이뤄지면서 지속 가능한 자율주행차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본다"며 "나아가 사업의 확장성도 중요한데, 한국에서 개발한 제품을 손쉽게 적은 비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할 수 있어야한다. 마찬가지로 운영 효율성 역시 필요한데, 센서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자율주행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2020년도 Starsky robotics 청산 이후 2022년 아르고 AI가 청산했고, 올해 들어서도 Embark라는 회사가 청산하면서 일본 기업에 매각됐다"며 "자율주행차 생태계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생존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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