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획일적 평등주의 정책탓 '공교육 질' 하락"
사교육 활성화 지적에 "지역 의무 선발 등 최소장치"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시절 폐지를 결정한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등학교를 현재와 같이 유지하고, 올해 말까지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로 했다. 또 기존 외고와 국제고가 희망하는 경우 국제외국어고(가칭)로 유형을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공개했다. 공교육 다양성을 보장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이주호 부총리. [사진=뉴스핌DB] |
교육부는 획일적 평등주의에 기반한 교육정책이 추진됐기 때문에 공교육 질 하락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올해 말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와 국제고, 외고를 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까지 국가교육위원회와 협의 등을 거쳐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관련 교육과정에 필요한 사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기존 외고와 국제고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법령상 학교 구분은 국제외국어고로 통일하고, 희망하는 경우에는 기존 외고·국제고의 전문교과를 통합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시 학교가 교명을 바꾸는 방안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선발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사회통합전형 의무선발을 기존과 같이 유지하면서도 미충원 인원의 50%는 일반전형으로 충원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의 경우 지역인재 양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집정원의 20% 이상을 해당 학교 소재 시도 학생으로 선발하는 것을 의무화 하는 방안이 도입된다.
하지만 자사고‧외고‧국제고 유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교육비 감축 기조와 상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연석 책임교육 정책관은 "학교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면접 등 방식으로 평가하는 자기주도학습 전형 유지, 사회통합 전형 의무 선발 유지,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 등이 있다"며 "제도적 장치를 통해 사교육을 더 많이 받아야 하는 것은 불필요한 상황으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도 "해당 학교 존치로 인해서 새로운 사교육 요인이 더 유발되지는 않도록 하겠다"며 "교육 강화라는 차원에서 공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자율형공립고 2.0' (자공고) 설립을 추진해 지역별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우선 교육청이 시도별 지역 여건에 맞는 '시도별 자율적 발전모델'을 구상한 뒤 교육부와 교육청이 지역에 맞는 자공고 모델을 협의하는 방식이다. 이후 교육청이 자공고 지정을 신청하고 교육부가 자공고 지정동의 및 운영을 지원하는 식이다.
'시도별 자율적 발전모델'은 교육혁신가, 기업‧지자체(교육재단 포함), 교육청 등이 협약을 맺고, 협약의 범위내에서 공립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시도별 자율적 발전모델'에 따라 민간은 자공고를 케이팝(k-pop)스쿨, 특성화고, 대안학교 등으로 운영할 수 있다. 교육청은 총액 단위 예산을 교부하고 시설 개선 지원 등 행정과 재정 등을 지원한다.
다만 해당 시‧군‧구 지역 학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한다. 구체적 비율도 시도교육감이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해당 학교와 협의 후 결정한다.
또 학령인구 급감에 대응해 일정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기숙사 신·증축 등 지원과 이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활동 비용을 지원한다.
이 부총리는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교 현장 및 시도교육청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공교육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