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정부, 소주가격 동결 '약발'…'라면가격 인하' 압박 후폭풍

기사입력 : 2023년06월22일 10:25

최종수정 : 2023년06월22일 10:25

추경호 부총리 라면가격 인하 권고 발언에 업계 고심
표면적으로 검토한다지만 여건상 어렵다는 의견도
정부, 소주·라면 등 서민 먹거리 단속으로 물가억제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원재료 가격이 내린 만큼 라면가격도 내렸으면 좋겠다는 권고 성격의 언급이었지만 업계는 사실상 '압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장 자율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가 고물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결국 특정 상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추 부총리는 앞서 지난 2월 '소줏값 인하' 발언을 했고, 이후 업계의 호응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앉기를 기대하고 있는 정부가 소주에 이어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값 잡기로 물가 안정 기조에 쐐기를 박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추 부총리, '라면값 인하' 언급…'압박'은 소비자단체에 넘겨

22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업계는 추 부총리가 최근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한 것과 관련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화답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지만 밀가루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밀 외 다른 원재료 가격의 부담이 여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3.06.21 yooksa@newspim.com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지난해 9~10월 (기업들이 라면값을)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라면 가격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가격을 통제할 수는 없다"면서 "소비자단체가 압력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단체는 즉각 화답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식품기업들이 소비자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부총리가 특정 상품의 가격 인하를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소줏값 인상 우려에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4월 주류세 인상에 맞춰 업계가 술값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같이 언급한 것이다. 당시에는 고물가의 영향으로 맥주와 막걸리(탁주) 가격 상승이 우려되던 시기였다.

맥주와 막걸리에는 주류의 양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從量稅)가 적용되는데, 정부는 출고가격에 기반해 세금을 물리는 소주 등 다른 주종과의 과세형평을 고려해 종량세율에 물가를 연동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1%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올해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세금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전년도 물가에 연동한 주세 세율 적용 기간을 과세표준 신고시점(매 분기 말)에 맞춰 매년 4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로 하고 있다.

◆ '소줏값 발언'으로 효과 본 정부…라면값 인하로 물가잡기?

2월 추 부총리의 발언 이후 주류 업계는 가격 동결을 결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시 물가에 연동하는 종량세를 적용하는 맥주, 탁주 등의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세 인상에 편승해 주류 가격이 오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다가 소주가 언급된 것"이라며 "소줏값도 원재료 상승의 영향으로 오를 우려가 있었는데 어찌됐든 업계에서 화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의 소줏값 발언 이후 실제로 소주 가격상승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파는 소주의 가격상승률은 올해 1월 8.9%(전년 동월 대비), 2월 8.6%에서 3월 1.1%, 4월 0.4%, 5월 0.3%로 3월 이후 크게 낮아졌다.

반면 전년 동월 대비 라면 가격상승률은 올해 1월 12.3%, 2월 12.6%, 3월 12.3%, 4월 12.3%, 5월 13.1%로 꾸준히 높은 상태다.

정부는 올해 1월 5.2%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이르면 이달, 늦어도 내달 중으로는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라면값 변동이 물가 지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6월 소비자물가조사는 이미 끝나 라면업계가 가격을 당장 내린다고 하더라도 6월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7월 통계에는 영향을 주게 된다.

현재 라면에는 통계청 물가동향 조사 458개 품목 가운데 0.27%의 가중치가 부여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격 변동폭과 가중치가 합쳐져 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라면 가격이 얼마나 내리느냐가 지표 변동의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dream7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유심 교체' 북새통...내 차례 올까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인천의 한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KT는 사이버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 대상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진행한다. 2025.04.28 yooksa@newspim.com   2025-04-28 12:12
사진
"화웨이, 엔비디아 H100 능가 칩 개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화웨이가 미국이 수출 금지한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제품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시간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화웨이가 일부 중국 기술기업에 새로 개발한 '어센드(Ascend) 910D'의 시험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어센드 910D는 엔비디아의 H100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르면 5월 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1일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칩 910C를 내달 초 중국 기업에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제공해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훈련 모델용으로 엔비디아 칩에 필적하는 첨단 칩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B200 등 최첨단 엔베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H100의 경우 2022년 제품 출하 전에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4.28 kongsikpark@newspim.com kongsikpark@newspim.com 2025-04-28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