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최대 서버 제조업체이자 중국 증시 '인공지능(AI) 대표 테마주'로 꼽히는 낭조정보(浪潮信息·000977)가 체면을 구겼다. AI 투자 광풍을 타고 주가는 급등했지만 상반기 실적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면서다.
22일 진룽터우쯔바오(金融投資報) 등에 따르면 단오절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낭조정보 주가는 5.42% 급락했다. 연초부터 이달까지의 랠리 뒤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달 18~20일 3거래일 간 낭조정보 주가는 20%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증시에 AI 바람이 불기시작했던 연초부터 이달까지의 누적 상승률은 186%에 달한다.
낭조정보 주가 상승세에 제동을 건 것은 전날 발표된 상반기 실적 관련 공시다. 낭조정보는 범용 서버 시장 수요 변화와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관련 반도체 공급 긴장 등 여파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에 못 미칠 수 있다고 공시했다.
낭조정보의 상반기 실적 악화 조짐은 일찍부터 감지됐다. 두 자릿 수를 유지해 온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한 자릿수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2017~2020년 낭조정보 매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101.21%, 84.17%, 10.04%, 22.04%를 기록했었다. 이후 2021년 6.36%로 증가세가 둔화하더니 지난해에는 매출이 3.7% 증가한 695억 위안(약 12조 5176억원)에 그치고, 순이익 역시 20억 8000만 위안으로 3.88% 증가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59% 감소한 94억 위안(약 1조 6949억원), 순이익은 37.04% 감소한 2억 1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서버 시장 수요가 감소한 것이 꼽힌다. 서버 및 부품 판매 비중이 큰 낭조정보인만큼 글로벌 수요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글로벌 서버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1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 Force)는 올해 글로벌 서버 출하량을 1383만 5000대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 대비 2.85% 감소한 것이다.
[사진=바이두(百度)] |
한편 낭조정보 주가가 급락했던 21일 A주 AI 테마주 전반이 하락했다. 낭조정보 실적 악화에 더해 섹터 주요 상장사 주주들이 보유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의 충격을 받았다.
곤륜만유과기(昆侖萬維·300418)는 전날인 20일 밤께 1억 3200만 주를 보유 중이던 주요 주주가 공시일로부터 주식 3586만 8600주를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낭조정보 역시 같은 날 그룹 채권단이 보유 중인 주식 수가 5억 주에서 4억 8200만 주로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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