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아우디가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EV) 플랫폼 구매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협상 대상으로 언급된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측은 '공지할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지만 비야디(BYD), 지리(GEELY) 등과도 접촉 중이라고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19일 보도했다.
앞서 일부 외신은 아우디가 중국 자동차 업체의 EV 플랫폼 구매 의향을 갖고 있다며, 아이엠(IM·自己)자동차가 소유한 EV 플랫폼을 인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아이엠자동차는 상하이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EV 브랜드로, 지난해 6월 첫 모델인 L7 세단을 출시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이 투자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 아우디와 상하이자동차 간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단계에 있으며 조만간 모종의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상하이자동차 측은 "공개해야 하거나 미공개한 중대 사항이 없다"는 성명을 통해 아우디에의 아이엠자동차 EV 플랫폼 판매 협상설을 일축했다.
아우디는 상하이자동차 외에도 비야디, 지리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EV 플랫폼을 구매함으로써 30만~40만 위안(약 5270만~7032만원)대의 EV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라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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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현재 모기업인 폭스바겐의 EV 전용 MEB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폭스바겐 측은 지금까지 MEB와 함께 J1 두 개 플랫폼을 출시한 상태고, 조만간 J1 플랫폼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PPE 플랫폼과 PPE의 후속작인 SSP 플랫폼 출시도 앞두고 있다.
머지않아 4개의 EV 플랫폼을 갖추게 됐음에도 아우디가 중국 업체의 제품 구매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 소식통은 중국 시장 판매량이 부진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MEB 플랫폼과 PPE 플랫폼이 내연차식 사고방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스마트화 수준이 낮다고도 해당 소식통은 지적했다.
실제로 MEB 플랫폼을 사용한 아우디 중형 SUV 모델 Q5 e-트론은 매우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Q5 e-트론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2199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J1 플랫폼의 진화형이 될 PPE 플랫폼 개발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최초의 PPE 플랫폼 적용 모델이 될 포르쉐 마칸 EV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점, PPE의 후속작인 SSP 플랫폼이 예정대로 2026년 출시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는 점에서도 아우디로서는 중국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소식통은 특히 플랫폼 기술이나 가격 경쟁력, 전기차 개발 기간 면에서 중국 기업이 유럽에 앞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전기차는 800v급 고전압 충전 시스템과 하이레벨 스마트 보조주행 기능까지 갖췄지만 유럽 전기차는 이러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플랫폼 기술면에서 중국 기업보다 앞선 유럽 기업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같은 플랫폼이라고 해도 유럽 인력 및 공급망으로 양산된 모델은 중국이 개발, 양산한 모델보다 한 대당 1만~2만 위안 비싸다"며 "유럽 자동차 업체와 공급망은 전기차 제조 비용 경쟁력을 갖추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전기차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최소 36개월이 걸리지만 중국은 빠르면 24개월 만에도 가능하다며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ㄷ 된다면 아우디는 2년 내 연구개발(R&D) 및 생산 개조 등 작업을 완료하고 2025년에 상응하는 모델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중국은 아우디의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아우디가 전 세계에서 판매한 161만 4000대 중 중국 판매량이 63만 6000대로 전체의 39.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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