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국내외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문어발식 확장으로 덩치를 키워온 카카오가 특히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특수가 사라지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카카오의 성장 동력 또한 정체된 듯하다. 한때 17만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달렸던 주가는 70%가 넘게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약 2년 만에 100조원이나 증발했다.
최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판교아지트 사옥 앞에서 '카카오를 구하라'는 구호를 내걸고, 김범수 미래이니셔티즈 센터장의 공식사과와 고용안정 및 책임경영을 위한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엑스엘게임즈 등의 계열사를 대상으로 전환배치나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의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자회사 분사와 투자유치, 기업공개(IPO)를 통해 성장을 이뤄낸 카카오가 사업 전략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스타일, 카카오페이,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헬스케어 등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 13곳 중 절반 이상은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예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등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 노조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사 검증 시스템 도입과 공동협의체 구성은 카카오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해온 카카오의 본질에도 맞고, 공공재 성격의 카카오 생태계가 더욱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사람이고, 기업의 성장도 구성원들의 의지와 협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카카오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성공적인 사업들을 지속하면서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서로 간의 '믿음'일 것이다.
초창기 카카오에 합류해 카카오의 성장기를 경험해온 카카오 임직원들은 김범수 센터장의 사람에 대한 신뢰를 카카오가 성공 가도를 달려온 원동력 중 하나로 꼽는다. 김범수 센터장과 카카오 노조가 이번 위기를 통해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카카오가 더욱 강력한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를 만들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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