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질문지 250쪽 준비…고강도 수사 예상
'방탄국회' 포기 재차 강조, 8~9월 영장 청구 전망
대장동·성남 FC 수사 때처럼 서면진술 대신할듯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의 최종 윗선으로 지목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에 출석하며 구속영장 청구 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 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 법원삼거리에 도착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받겠다"며 "저를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기 앞서 지지자들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8.17 choipix16@newspim.com |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와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2월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체포동의안은 당시 회기 중이었던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 대표는 이로 인한 '방탄국회' 비난을 의식한 듯 검찰이 비회기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떳떳이 응하겠다며 결백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검찰을 향해 "검찰은 정치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한다"며 "회기 중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표를 소환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백현동 사건은 아시아디벨로퍼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소재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부지 용도변경 등 성남시가 특혜를 줬다는 것이 골자로, 이 대표는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이번 사건의 윗선으로 지목됐다.
이 대표는 출석 이틀 전인 지난 15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검찰 진술서 요약본을 공개하고 "1원 한 푼 사익을 취한 것이 없고,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며 "백현동 용도변경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교통부(국토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고, 국가(식품연구원)가 그 혜택을 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전날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추진을 지시한 증거'라는 글을 올리며 본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날 조사가 끝나면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수원지검에서 수사 중인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함께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 그룹이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그의 방북 비용을 대납했다는 사실을 이 대표에게 구두 보고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검찰이 8~9월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 중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의 8,9월 영장 청구설에 대해 "그럴 것 같다"며 "내용이 사실 굉장히 부실한데 검찰도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선 아마 부담을 느낄 거라고 본다. 영장 나오는 걸 사실 대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비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하라 당당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제 생각에는 국회 회기 중에 체포동의안을 보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표는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 안으로 향하며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가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위해 250여쪽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질문지와 조사 분량이 방대한 만큼 이날 늦게까지 고강도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앞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관련 검찰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조사에서도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