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4년마다 열리는 청소년들의 '문화올림픽'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결국 정부 책임론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청소년 국제행사이다. 다양한 국가의 청소년들이 교류와 체험활동을 통해 지구의 평화와 생태 등을 논의하고 도전, 개척 정신을 키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 '새만금 잼버리'는 158여 개국 4만5000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총사업비만 1170여억원이 투입됐다. 세계 청소년의 축제다보니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은 김현숙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5명으로 이뤄졌다.
이지은 문화부 기자 |
야영과 세계 여러 나라 문화체험을 통해 책임감과 자주성, 배려심을 키우는 것이 잼버리가 갖는 하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8월 폭염은 피할 길이 없었다. 에어컨 없는 열악한 시설과 숙소 관리 미흡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했고, 행사 초반부터 조기 철수하겠다는 국가가 나오며 곤욕을 치렀다. 여기에 잼버리 기간에 야영장에 있는 여성 샤워실에 태국인 남성 지도자가 들어와아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은 조기 퇴소하기도 했다.
그래도 가장 큰 기대를 모은 것은 바로 'K팝 콘서트'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게 흘러가진 않았다. 폭염과 태풍으로 일정이 두 차례 미뤄졌다. 당초 6일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팝 콘서트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결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서울FC 공식 서포터즈 '수호신'은 이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수호신은 "일방적 소통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공단, 공조직을 넘어 기업·대학과 같은 사조직에게도 이미 많은 '자발적 협조'가 강요된 지금, 우리가 당장 바꿀 수 있는 부분들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조심히 사용해 주시길 정중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래도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는 원활하게 진행됐다. 뉴진스와 아이브를 비롯, 내로라하는 K팝 아티스트 18개팀이 출연했다. 하지만 당초 콘서트와 같은 날 방송 예정이었던 KBS2TV '뮤직뱅크'가 결방되고, 이 프로그램에 출연 예정이었던 가수들이 'K팝 콘서트' 무대에 올라 '강제 차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수시로 바뀌는 '국가 행사' 일정에 아티스트들은 스케줄 연기와 취소로 손해를 감수하기도 했다. 결국 잼버리 대원들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준 것은 'K팝 가수'뿐이었다.
감사원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대대적인 감사를 하고있다. 전라북도,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등 지원 부처가 대상이다. 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선정된 2017년 8월부터 지난 6년간의 준비·추진 상황이 점검된다.
국회에선 전임 문재인 정부와 현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둘러싸고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 할 일은 감정 싸움이 아니다. 이번 파행 사태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향후 개최될 국제 행사에 대비해야 한다. 이 참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부처 간의 협력 등 '체계를 재정비하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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