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AI 기술 적용 패션 방송
아바타가 쇼호스트와 함께 진행
3D 그래픽 통해 1분에 20개 착장 가능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요즘 유통업태 중 가장 상황이 어려운 곳을 꼽자면 홈쇼핑일 것입니다. IPTV사와 엮인 송출수수료라는 고질적인 문제, TV 시청자 수 감소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인해 지속 가능성까지 의심받고 있죠.
홈쇼핑 회사들이 예능과 결합한 콘텐츠 커머스나 '숏폼(짧은 여상)'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방송을 만드는 것도 이러한 위기감 때문이죠. '홈쇼핑이 변했네'라는 인식을 줘 방송을 보지 않던 사람도 보게 만드는 게 업계의 바람일 것입니다.
서아랑 쇼호스트를 본뜬 3D 이미지 위에 '라씨엔토' 모크넥과 스커트를 입힌 모습(왼쪽)과 아바타 쇼호스트 '랑이'.[사진=현대홈쇼핑] |
현대홈쇼핑도 이런 지점을 고민했습니다. '보는 재미'를 주는 게 필요했죠. 그렇게 지난달 30일 쇼호스트가 아바타와 함께 진행하는 홈쇼핑 방송이 처음으로 전파를 타게 됩니다. 현대홈쇼핑의 패션 방송 '서아랑의 쇼핑 라이브'입니다.
홈쇼핑은 2명의 쇼호스트가 출연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한 시간의 방송 시간을 혼자 이끌어 가기엔 무리가 있죠. 심지어 이 방송은 2시간짜리입니다. 그런데 이 방송에 출연하는 '진짜 사람'은 서아랑 쇼호스트 단 한 명뿐입니다.
나머지 한 명의 진행자는 3D 그래픽으로 구현한 아바타 '랑이'입니다. 서아랑 쇼호스트의 얼굴을 캐릭터화했습니다. '랑이'는 서 쇼호스트를 도와 상품 소재에 대해 설명하고 시청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을 합니다. 말하는 모습과 제스처, 표정이 실제 사람같습니다.
여기에는 이미지를 학습해 실제처럼 구현하는 딥페이크,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PD가 '랑이'가 말할 대사를 입력하면 그 대사에 맞게 '랑이'의 입 모양이 변하고 어울리는 표정을 짓습니다.
현대홈쇼핑 '서아랑의 쇼핑 라이브' 첫 방송 화면.[사진=현대홈쇼핑] |
이 방송의 또 다른 특징은 쇼호스트가 직접 옷을 갈아입으며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아랑 쇼호스트를 본떠 구현한 3차원(3D) 그래픽이 위에 다양한 착장을 보여줍니다.
여기에도 '랑이'에 적용된 것과 비슷한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텍스트가 이미지로 바로 변환되는 기술이죠. 옷을 갈아입는 속도도 사람보다 훨씬 빠릅니다. 1분에 최대 20가지의 스타일링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합니다.
홈쇼핑 방송을 보다 보면 저 옷이 내 옷장에 있는 옷과 어울릴까, 혹은 청바지랑 같이 입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잖아요. '서아랑의 쇼핑 라이브' 첫 방송에서도 이런 시청자들의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요청대로 첫 방송에선 총 20가지의 착장을 선보였습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패션 방송에서 AI 기술을 적용해 실시간 고객참여형 생방송을 진행하는 건 현대홈쇼핑이 처음"이라며 "소통이나 착장 연출에 한계가 있던 기존 TV홈쇼핑 생방송과 차별화해 신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