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4일 베이징 증시가 급등했다. 당국이 증시 부양책을 발표한 것에 동반 호응한 것이다.
4일 디이차이징(第一財經) 등에 따르면 베이징 증시 흐름을 반영하는 북증(北證)50지수는 이날 5.92% 급등했다. 거래액은 35억 1300만 위안(약 6373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82.305% 급증했다.
화타이(華泰)증권 관계자는 "베이징거래소 거래계좌 개설 신청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4일 하루에만 1만 명에 가까운 신청자가 몰렸다"고 매체에 전했다.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중국 당국은 최근 잇달아 부양책을 발표했다. 거래세의 일종인 인지세를 15년 만에 낮춘 것에 더해 신용거래 증거금 비율을 인하했고, 유동성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업공개(IPO) 속도을 조절하고 상장사들의 지분 매각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베이징 거래소 개혁 방안도 발표됐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달 1일 '고품질의 베이징 증권 거래소 건설에 관한 의견(의견)'을 발표함으로써 베이징 거래소의 안정적인 발전과 개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견'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베이징 증시에 상장 중인 주식 전체가 신용대주거래 가능 종목으로 편입되고, 신규 상장 종목도 상장 첫 날부터 신용거래가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선전 증시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신용거래 대상 범위가 확대될 때마다 전체 유통 시가총액 대비 신용거래 잔액 비중이 3개월 사이에 최소 20% 이상 늘어났다"며 "현재 베이징 증시 신용거래 잔액 비중이 2% 미만인 점을 봤을 때 신용거래가 늘어나면서 시장의 '매수'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국은 또한 마켓메이커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요건을 갖춘 신삼판(新三板·NEEQ, 중소·벤처 기업 전용 장외거래시장)의 마켓메이커가 베이징 거래소의 마켓메이크 업무를 담당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베이징 거래소의 마켓메이커는 16개지만 향후 40여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증시가 상하이·선전 증시에 비해 저평가 돼 있는 점도 언급됐다. 매체에 따르면, 4일 마감 기준 베이징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6배로 커촹반(科創板, 71배)이나 촹예반(創業板·48배)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주가 안정을 되찾음에 따라 베이징 증시와 커촹반·촹예반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베이징 거래소는 중소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2021년 11월 정식 개장했다. 상하이와 선전에 이은 중국의 세 번째 증권 거래소다. 기존 신삼판 기업 7400여 개 중에서 우량 기술 기업 71개와 신규 기업 10개 등 총 81개 기업이 상장하며 출발했다.
베이징 거래소는 첫 거래일에는 상·하한가를 두지 않고, 상장 다음 날부터 중국에서 가장 높은 상하 30%의 가격 등락 폭을 적용한다.
다만 투자자 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다. 투자 경력 2년 이상, 주식 계좌의 20일 평균 잔액이 50만 위안(약 9000만원) 이상이어야 하고 소액 투자자나 외국인은 거래할 수 없다. 외국인들에게는 규정을 정비한 뒤 추후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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