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상영(41) 대우산업개발 회장과 한재준(51) 전 대표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수사부(민경호 부장검사)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로 이 회장과 한 전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이 분식회계와 횡령· 배임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이상영 회장 2023.8.29 leemario@newspim.com |
아울러 이 회장 등의 범행에 가담한 대우산업개발 회계팀장 박모(49) 씨와 A회계법인 공인회계사 김모(57) 씨와 다른 김모(54) 씨도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회장과 한 전 대표는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이 회장 본인에 대한 대여금 명목으로 140억원을 유용하고, 그의 부친에게 차량 리스 비용 8600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 회장의 처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해 36억원을 결제하게 했으며, 이 회장의 동생에게 가공급여 지급 및 법인카드 결제 합계 6억9000만원,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마스크 제조업체에 476억원을 대여한 혐의도 있다.
또 검찰은 이들이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허위 내용이 기재된 재무제표와 그 내용이 반영된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것을 이용해 금융기관 7곳으로부터 합계 470억원 편취했다고 보고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이들과 박씨는 2016년부터 2020년 사업연도를 결산한 2017년 3월~2021년 3월 당시 공사대금 미수채권 등의 회수 가능성이 없음에도 허위 사업수지 자료 등을 토대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음으로써 재무제표를 거짓으로 작성해 공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사업연도 결산 때도 분식회계 범행을 한 것을 확인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나 이 부분은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충손당금은 외부감사법과 기업회계기준 등에 의거해 매출채권 등이 회수 가능성이 없는 경우 회계상 설정해야 하는 금원으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음으로써 비용이 과소계상되고 당기순이익은 과대계상된다.
박씨는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여금 명목 등으로 122억원 유용하고, 지난해 2~8월 개인적 용도로 법인 카드 및 차량리스대금 등 5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 등 회계사들은 대우산업개발의 사업연도 회계감사 시 이들의 공사대금 미수채권 등의 회수 가능성이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으로 거짓 기재한 혐의가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과 한 전 대표는 2011년 대우산업개발을 인수한 직후부터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면서 분식회계를 통해 신용등급 평가를 올리고 사업을 수주했다"며 "이로 인해 인위적으로 매출 늘린 뒤 횡령·배임 및 보수를 증대하고 또다시 분식회계를 하는 등 10여년에 걸쳐 기업을 사유화·사금고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년간 1438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범행으로 신용평가 제도를 잠탈하고, 분식회계를 통한 영업이익 및 유동자산의 인위적 증가로 회계의 투명성을 크게 침해한 것"이라며 "재무건전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매출액의 증대를 일으킴으로써 주식회사 제도의 근간을 침해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검찰 관계자는 "이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기업의 건전성을 해치는 중대 기업범죄에 대해 계속 엄정히 수사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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