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금 769억도 유지…"경제범죄액 1258억에 달해"
"엄중 처벌 불가피하나 1심에서 상한 초과형 선고"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769억354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사진=뉴스핌 DB] |
이날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 대한 1심의 각 공소사실별 유·무죄 판단을 유지하고 김 전 회장과 검찰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코스닥 상장사 스타모빌리티를 비롯해 재향군인회상조회와 수원여객 자금을 횡령했고 보람상조개발과 티볼리씨앤씨를 상대로 한 사기를 더하면 경제범죄액은 합계 1258억원에 달한다"며 "피해회사를 비롯한 주주, 채권자, 임직원 등 관련자들의 피해가 심각함에도 티볼리씨앤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뇌물공여, 배임증재와 같이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이 요구되는 범행을 반복하고 공범 3명을 장기간 도피시키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원심 과정에서 보석 조건을 위반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팔찌)를 훼손하고 도주해 죄책을 회피하려 하거나 구금 중 다시 도주할 계획을 세우다 발각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원심은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의 다양함과 횟수, 피해규모 등과 일부 공범에 대한 형사처벌 정도를 고려해 양형기준 권고 형량의 상한을 초과해 형을 정했다"며 "피고인과 검찰이 주장하는 사정은 이미 원심에서 현출됐거나 원심이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이고 이 법원에서 양형을 변경할 특별한 사정변화는 없다"고 했다.
또 추징금 769억여원이 부당하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부패재산몰수법)상 피해자의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의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모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도 이날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일부 상조회 자산 횡령 부분이 유죄로 인정됐으나 1심 형량이 유지됐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재향군인회상조회 부회장과 공모해 상조회 자산 377억원을 빼돌리고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등 총 125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1심 선고를 앞둔 지난해 11월 11일 경기 팔당대교 인근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인 같은 해 12월 29일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에서 검찰에 붙잡힌 바 있다.
그는 항소심 재판 중에도 수감 중인 서울남부구치소 내에서 탈옥 계획을 세웠다가 발각됐고 검찰은 이를 고려해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