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서 지인 살해 후 유기
범행 도운 공범까지 죽이고 암매장
1심 사형 선고했으나 2심서 감형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지인을 살해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까지 잇따라 살해한 권재찬(54)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1일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권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원심이 선고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인천 여성 공범 연쇄살인범 권재찬 [사진=인천경찰청] 2021.12.09 hjk01@newspim.com |
2018년 3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권씨는 도박 빚으로 9000만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게 돼 고소를 당하고 신용불량자가 되는 등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다.
그는 도박장에서 만난 A씨가 귀금속과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니며 수억원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돈을 빼앗기로 마음먹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결국 권씨는 2021년 12월 4일 오전 7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상가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A씨를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A씨의 신용카드로 현금 450만원을 인출하고 1100만원 상당의 소지품을 빼앗은 혐의도 있다.
또 범행 다음날 오후 12시쯤 A씨의 시신 유기와 현금 인출 등을 도운 40대 남성 B씨를 인천 중구 을왕리 인근 야산에서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권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교화 가능성이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사형이 예외적 형벌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사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면 2심은 이보다 감형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A씨에 대한 강도 범행을 계획한 것은 인정되나 나아가 살인까지 미리 계획했는지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며 "채무 독촉을 받던 B씨에 대해서도 살해도구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살해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의 사형 선고가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양형조건에 대한 모든 상황을 철저히 심리해 사형이 정당화될 사정이 밝혀진 경우에 한해 비로소 선고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또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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