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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의 일터] 열정아이콘 우미영 전 어도비코리아 대표 "일은 성장 동력...용기는 도약 발판"

기사입력 : 2023년10월27일 09:20

최종수정 : 2023년10월27일 09:23

비전공자·영업직·여성 성공비결..."고객 입장서 생각"
"나를 추천할 수 있는 용기"...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
긍정의 힘으로, 변화 두려워 말고 성장해야

절박할수록 돌아갈 수 있는 있는 지름길이나 꼼수는 없다. 우리 사회 일터 고수들에게는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지, 그 일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지난했던 과정과 그늘들, 화려함 뒤에 가려진 노력과 자세를 곱씹어 보면서 성공의 실마리를 찾아볼 일이다. 고용노동부 관료를 거쳐 여성가족부 차관까지 일자리 문제를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일터의 정점까지 올랐던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이 각 전문 분야의 고수들을 만나 그들만의 경험과 비밀스러운 성공 레시피를 듣는다.

[서울=뉴스핌]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 = 우미영, 이 이름 석자로 IT업계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업인 어도비코리아의 한국대표를 역임하고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까지 지냈다. 그러나 그가 유명한 것은 높은 직위까지 올라서가 아니라 비전공자이면서 업계에서는 생소한 여성 IT 영업직원으로 출발해 최고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그 성장의 과정에서 보여준 공감의 리더십과 파트너십 때문이었다. 고객이나 상사, 동료, 후배 직원들까지 경쟁 상대가 아니라 모두 함께 성장하는 윈-윈의 관계를 맺고자 했던 그의 진심이 많은 사람에게 전해진 것이다.

이제 그는 인생의 전반전을 멋지게 끝내고 후반전을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30년 동안 일하면서 경험한 성장의 과정을 나누고, 리더십을 고민하는 후배들을 위해 교육을 하며, 유튜버로서 직장인들의 고민을 듣고 풀어주는 일을 시작했다. 전반전을 끝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그는 자신의 롤 모델이라는 프랜시스 헤셀바인처럼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가을 햇살이 좋은 날 마주앉은 그와의 대화는 즐겁고 편안했다. 일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항상 의미를 찾고, 그 일하는 과정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켜 왔다고 말하는 그를 보면서 그런 긍정의 태도가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고 주위를 변화시키는 힘이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의 현인'이라고 불릴 만한 그의 일 얘기는 민들레 홀씨처럼 일터라는 들판에 퍼져나갈 소중한 씨앗이었다.

우미영 전 어도비코리아 대표. 최근 유튜버로 변신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MZ세대 후배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

◆ "일을 할 때는 윈-윈하는 자세로"
- 직장생활 경험이 많으시다. 90년대 IT업계에서 흔하지 않은 비전공자이면서 여성 영업직으로 경력을 쌓게 된 배경은.
▲ 1990년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고시공부를 하던 대부분의 친구들과 달리 저는 처음부터 직업전선에 뛰어들었죠. 나눔기술이라는 작은 IT기업이었습니다. 중소기업이라서 거기서 이것저것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IMF 외환위기 때 회사가 기술력은 있었지만 너무 어려워져서 저도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했죠. 여러 대기업에 원서를 냈는데 저에게는 면접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그 회사들 중 한 곳 인사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그 담당자 말이 "우미영 씨는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찾는 사람은 인사면 인사, 홍보면 홍보, 개발이면 개발, 특정 분야에서 몇 년 동안 경험을 쌓은 분"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자리를 구하지 못해 다시 신생 IT기업에서 두 번째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근무를 하면서 줄곧 어느 직역을 전문 분야로 할까 고민하던 중 영업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영업직원들은 낮에는 고객사 휴게실에서 하루에도 몇 잔씩 믹스커피를 마시고 잡담을 나누다가, 진짜 영업은 밤에 저녁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식이었습니다. 저런 거라면 내가 지금 시작해도 충분히 따라잡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바로 사장님에게 면담을 요청해 영업을 하고 싶다며 직무 변경을 요청하였습니다. 사장님은 바로 영업부로 옮겨 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영업직 커리어가 시작된 것입니다. IBM 같은 다국적 기업을 제외하고는 여성 영업직원이 거의 없던 시대에 그렇게 흔쾌히 결정을 내려준 사장님도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분 같아요.

- 뒤늦게 영업직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낸 비결은.
▲ 영업직을 자원했지만 막상 찾아다닐 고객이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려움이 앞섰죠. 그때가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활용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는데 보험사나 카드사나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전산시스템을 막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사 전산실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 될 것이 없을까 찾게 되었고, 새로운 기술을 쉽게 설명할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중에는 아무리 찾아도 그런 책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프로그래밍 관련 기술서적을 직접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아마존에서 '엔터프라이즈 자바 빈'이라는 책을 사서 직접 번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혼자 작업을 하다가 기술영어를 번역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파트너사에서 일하던 능력 있는 기술자와 함께 공동번역을 해서 고객사 기술직 직원들에게 선물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업계에서 실력 있는 영업사원으로 소문이 나고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A사에서 설명회를 하면 그 고객이 다른 B사의 대학 동기에게 소개해 주는 식으로 만나게 되는 고객이 계속 늘었습니다. 때로는 고객 한 명 앞에서, 때론 5~20명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당시 만난 고객을 엑셀로 정리해 보니 3년 동안 2800명이 넘었습니다. 저는 고객을 물건을 팔아주는 상대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무엇인지,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찾아서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는 자세로 일해 왔는데 그것이 저의 나름의 성장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미영 대표.

◆ "완벽하면 이미 늦어...자신을 추천할 용기도 필요"
- 중소기업의 영업직원에서 시작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IT회사 대표까지 올라간 것은 대단한 일인데요. 제2의 우미영을 꿈꾸는 후배가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은.
▲ '용기'라는 단어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쓴 책에서도 "나를 추천할 수 있는 용기"라는 글을 썼는데, 지금까지 경력을 이어 오면서 제가 뭔가 큰 성장을 했거나 성과를 거두었을 때는 제가 용기를 내었을 때였습니다.

기술서적 번역으로 업계에서 유능한 영업직원으로 이름을 알리던 저는 세 번째 직장인 글로벌 IT기업으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직한 지 6개월 만에 지사장이 회사를 떠나게 되어 지사장 직무대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지사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헤드헌팅 업체에서 추천한 후보에 대해 아시아태평양본부 사장이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헤드헌팅 업체에서 한국의 비즈니스 상황을 좀 더 상세히 들어보겠다며 직무대행인 저에게 면담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날 면담에서 회사 상황에 대해 쭉 얘기를 듣고 난 후 헤드헌터가 갑자기 저에게 지사장으로 추천해 줄 사람이 있는지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잠시의 침묵을 깨고 나 자신이 적임자 같다고 얘기하니 왜 자신을 추천하지 않느냐고 되묻는 것이었습니다. 리그때 떠오른 두 가지 이유는 아직 내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과 회사가 입사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나를 신뢰할 것인지였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직무대행 체제를 6개월 더 연장할 것을 회사에 제안하기로 했습니다. 주저하는 저에게 헤드헌터가 했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데 바로 "Why not? nothing to lose."였습니다.

헤드헌터와의 면담 후 저는 6개월의 직무대행 기간을 더 달라는 제안을 하였고, 그동안 제가 한국지사장으로 적합한지 평가받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회사에 보냈습니다. 회사는 내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했고, 저는 그 6개월 동안 약속한 성과를 모두 달성하였습니다. 마침내 6개월 후 저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에게 메일을 썼습니다. 이제 제대로 지사장 월급을 주면서 나에게 일을 시켜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그 직후 저는 그 회사의 한국 대표가 되었고 이후 5년간 그 회사를 이끌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 제가 헤드헌터의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고 용기를 낸 덕분에 대표로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일하면서 계속 성장은 하지만 그 속도가 일정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정체되는 시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장의 과정에서 제가 용기를 냈을 때 저는 더 크게 성장하였고 그 용기가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이 준비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면 그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여성 분들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일단 용기를 내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리더십 코칭을 하고있는 우미영 대표.

◆ "성장이 멈춘다고 느끼면 변화를 추구"
- 회사를 많이 옮겨다닌 편인데,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이 더 크다고 보시는지.
▲ 저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과 협업을 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 지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주어진 과제를 다 해결하고 더 이상 성장한다는 느낌이 사라지면 어김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열망이 일어납니다. 세 번째 직장인 글로벌 IT기업에서 스스로를 추천하여(웃음) 대표를 5년 동안 하고 나서 다시 새로운 모험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회사에 제 의사를 전달하니 회사에서는 갑자기 나에게 싱가포르로 와서 동남아 지역의 비즈니스를 맡아 달라는 예상치 못한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 제안을 받고 저는 두 가지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습니다. "실패했을 때 내가 잃을 것은 무엇인가?", "결과에 상관없이 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창업을 할 것도 아니고 크게 잃을 것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로 가기로 결정하고 그곳에서 1년 반을 근무하였습니다.

큰 경험이었고 해외에서도 SNS를 통해 국내 업계 사람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을 했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고 동남아 전역에 좋은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게 되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변화는 저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도 저는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변화가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 "실패는 성장을 위한 투자, 복기해야 성장 가능"
- 유튜버로서 직장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꾸준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직장생활을 이제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특히 해주고 싶은 말은.
▲ 유튜브를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게 되었는데 특히 MZ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직장인에게는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나무를 심어 놓고 매일같이 쳐다본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묵묵히 물을 주고 가꾸어 나가면 어느덧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항상 좋은 결과만 있지는 않습니다. 실패를 할 경우도 많은데 실패했다고 안타까워만 하고 복기를 하지 않으면 실패는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안타깝더라도 복기해서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을 파악해 보고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성장의 과정이 됩니다. 일을 하면서 그 과정 속에서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또는 이렇게 했더니 실패하였으니 이 부분을 보완해야겠구나 하면서 배워 나가는 것이 바로 성장입니다. MZ세대 직장인들은 평생 직장보다는 평생 직업인을 꿈꾸며 일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러려면 더더욱 일을 하면서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인생의 후반전에서 유튜버로서 리더십 코칭, 직장생활 멘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보람이 크신지.
▲ 인생 후반을 뛰면서 더 보람을 느끼는 것이 전에는 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회사에 국한되었다고 하면 지금은 하나의 회사에 한정되지 않고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범위가 더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저와 함께 일했던 팀원들 중에 글로벌 기업의 한국 대표가 된 사람이 5명이나 됩니다. 리더로서 후배들을 잘 코칭하는 기쁨이 컸는데 이제는 다양한 연령과 직급의 직장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즐겁습니다.

*우미영 전 어도비코리아 대표는 어도비코리아(Adobe Korea)에서 첫 여성 대표로 일했다. 서울대 영어영문과를 졸업한 후 작은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30년 가까이 소프트웨어 및 IT 산업에 몸담아 온 베테랑이다. 비전공, 여성으로는 드물게 IT 영업을 전문 분야로 삼았으며, 맞춤 솔루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디지털 혁신 및 비즈니스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 어도비에 합류하기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엔터프라이즈 고객사업본부 부사장, 델소프트웨어 남아시아 및 한국총괄 사장, 시트릭스시스템즈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했다. 다수의 기업에서 '전략적 판매', '성과를 내는 리더십', '네트워킹' 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리더십 개발에 관심이 많으며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에서 10년째 멘토로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SNS에서 만난 밀레니얼 세대들과 함께 직장인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유튜브 채널 '어른친구'를 운영 중이다.

우미영 대표와 김경선 소장.

<에필로그>
알면 좋아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우미영 대표가 그런 사람이었다. 대학교 1년 선배이고 고향도 가까운 지역이라 학창 시절에 그를 알고 지냈지만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는 일하는 분야가 달라 거의 만나지를 못했다. 많은 강연과 교육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 그가 해온 일들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나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일에 대한 그의 생각을 나누면서 정말 좋아하고 존경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특유의 편안함과 솔직함으로 남을 대하고 상대방을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쓰는 모습에서 이래서 우미영 대표가 직장인들의 멘토로서, 공감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리더로서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리더는 여러 사람의 의자에 앉아보는 사람이라서 공감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는 그의 말대로 공감과 협업, 윈-윈하는 자세로 인생의 전반전을 멋지게 마무리한 그가 후반전에는 어떻게 더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기대가 되는 인터뷰였다. 돌아오는 길에도 그의 시원시원한 목소리와 밝은 미소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김경선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장은 1991년 행정고시를 합격하고 공직에 입문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 대부분을 고용노동부에서 보냈고, 마지막으로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했다. 은퇴 후 공직생활에서의 경험과 역량을 MZ세대 직장인들과 공유하고자 행복한직장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kyoungseon04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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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쟁점…쌀·쇠고기·구글지도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오는 8일 1일까지 관세 유예기한이 연장되면서 일단 3주간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앞으로의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수차례 협상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은 결국 '비관세장벽' 때문이다. 특히 한국 측이 민감분야로 설정하고 있는 ▲쌀 시장 개방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 ▲구글 정밀지도 반출 허용 등 3가지 쟁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제조업 협력' 카드 제시했지만…美, 농축산물 개방까지 요구 미국 정부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대한 품목관세(25%)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1시 20분(한국시간)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및 발효일자 등이 포함된 서한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2일 발표한 국가별 관세와 같은 수준이다. 협상 시한이 3주간 연장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국 정부는 앞서 미국 측에 '제조업 협력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국 측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이 농축산물 등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제조업 협력' 카드만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들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 자동차·철강 품목관세 인하 vs 농·축산물 개방 '저울질' 한미 간 몇 차례 협상에도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결국 미국 정부가 농축산물 시장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의 정밀지도를 구글에 허용해 달라는 요구 역시 한국 정부로서는 민감한 쟁점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의 목표는 이 같은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자동차·철강 품목관세를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일 협상 결과에 대해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관세 철폐 또는 완화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USTR 대표가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관세협상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7.06 dream@newspim.com 문제는 농업계와 소관부처(농림축산식품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과거 정부도 쌀 시장 개방과 쇠고기 수입을 검토했다가 강한 저항에 부딪혀 보류한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품목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조건이라면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산업부는 8일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미국 측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양국 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측의 요구대로 자동차, 철강 등 품목관세를 원하는 수준으로 인하(철폐)될 경우,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비관세장벽 개선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품목관세 철폐와 비관세장벽 개선 두 가지 요소를 놓고 얼마나 균형적이고 합리적이 수준으로 타결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상호호혜적이고 균형적인 협상'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부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상호 호혜적인 협상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2025-07-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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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살' 슈퍼주니어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가 8일 정규 12집 'Super Junior25'(슈퍼주니어 이오)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슈퍼주니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총 9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 곡은 'Express Mode'(익스프레스 모드)다. 'Express Mode'는 댄서블한 사운드와 중독적인 후렴구가 특징인 업템포 클럽 팝 곡으로, 가사에는 현재에 멈추지 않고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패기 넘치는 태도를 담았다. 어느덧 20년이 된 슈퍼주니어가 컴백을 기념하여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1. 드디어 정규 12집,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이 발매되는 소감은?- 이특: 슈퍼주니어가 20년을 함께했다. 저 역시 너무나 놀라운 시간이었는데,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욱 놀라운 시간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시원: 믿기지 않을 만큼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값진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함께해 준 멤버들, 스태프들, 그리고 무엇보다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팬분들 덕분에 이 앨범이 더욱 의미 있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 2. 앨범명도 특별하다. 'Super Junior05'에서 'Super Junior25'가 됐는데, 슈퍼주니어에게 있어 가장 많이 바뀐 것과 그래도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희철: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저의 외모.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다이어트도 하고 식단도 했는데…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이특, 은혁의 동안력과 몸무게. 둘을 보며 좋은 자극을 많이 받는다.- 예성: 정신 연령? ㅎㅎ 우리는 아직 20대 같다.- 려욱: 멤버들의 입담과 '티키타카'는 변함없는 것 같다. 대본 없이 우리끼리 카메라 하나 두고도 콘텐츠 백만 개는 나올 것 같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3. '히트곡 부자'로 유명한 만큼 타이틀 곡을 정하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Express Mode'가 선정된 이유가 있다면?- 예성: 다른 좋은 곡들도 많았지만 이 노래가 가장 '타이틀 곡' 같다고 느껴졌다.- 신동: 저희는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하지 않나, 이번에도 고민 진짜 많이 했다. 그런데 'Express Mode'를 듣자마자 다들 "이거다!" 싶었다. 슈퍼주니어다운 에너지와 재치, 그리고 요즘 감성까지 딱 잘 버무려진 곡이라, 들으면 그냥 바로 타이틀! 하는 느낌이다.- 은혁: 20주년이라는 숫자와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한발 한발 더 나아가겠다는 의미도 있고, 음악과 퍼포먼스도 우리를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려욱: 데모 들을 때만 해도 'Haircut'에 한 표를 던졌던 나였지만, 녹음을 하고 보니 'Express Mode'가 우리의 에너지를 잘 담고 있었고 퍼포먼스까지 멋지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돼서 인정하게 됐다. 4. 최근 일상에서 나를 제일 'Express Mode'로 설레게 혹은 달리게 만드는 것은?- 희철: 반려견 기복이 산책.(웃음) 기복이 활동량이 상당해서 하루에 몇 번씩 산책을 하는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기복이가 저를 미친 듯이 달리게 만든다.- 예성: E.L.F.들과 어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Express Mode'로 달리게 만든다. 우리 더 가까워지자!- 려욱: 노래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E.L.F.들에게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싶고, 하루빨리 콘서트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규현: 퇴근 후 접속하는 '33 원정대'.(웃음) 오랜만에 빠지게 된 게임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5. 타이틀 곡 'Express Mode' 퍼포먼스, 준비하면서 어렵지는 않았는지?- 예성: 디스크 때문에 조금 고생했지만 안무가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 신동: 솔직히… 좀 힘들었다. 하하! 퍼포먼스가 진짜 'Express Mode'로 달려야 해서, 예전처럼 체력으로만 밀어붙이긴 어렵더라. 대신 디테일한 표현, 팀워크를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 근데 또 무대 올라가면 신기하게 힘이 난다. E.L.F. 앞이라 그런가 보다.- 은혁: 멤버들 모두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잘 준비했다. 그래서 그런지 전혀 어렵지 않았다.(웃음) 6. 앨범 콘셉트인 'SUPER AWARDS'처럼 서로에게 주고 싶은 상 이름을 직접 정해본다면?- 신동: 은혁이한테 '몸이 한 개로 부족했상'을 주고 싶다. 안무 짜랴, 디렉팅 보랴, 촬영 챙기랴… 진짜 슈퍼 히어로다. 그리고 희철이 형한테는 '말은 많았지만 행동도 많았상', 은근히 뒤에서 멤버들 챙기고 조용히 마음 써준 거 다 알고 있다. 나머지 멤버들에겐? '아직도 이렇게 잘생겼상' 드린다. 왜냐면… 정말 아직도 잘생겼으니까.(웃음)- 려욱: '너네가 짱이야 상' 7. 지난 20주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시원: 나이가 드는지 데뷔 무대가 갑자기 기억이 난다.- 려욱: 데뷔했던 순간이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를 떠다니듯 춤추고 노래했던 기억이 난다. 꺼진 마이크에 크게 목놓아 부른 'Twins'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규현: 'SUPER SHOW' 투어를 다닐 때인 것 같다. 어느새 너무 오랜 시간 공연을 해와서 기억도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역시 남는 건 벅차게 느꼈던 공연 순간의 감동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8. 슈퍼주니어하면 콘서트도 빼놓을 수 없는데, 'SUPER SHOW 10' 투어가 곧 시작된다. 200회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새롭게 세워보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이특: 숫자에 대한 기록이라면 300회, 400회, 계속해서 새로운 숫자를 써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렀을 때 'SUPER SHOW'가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새롭게 재탄생하기를 바라본다.- 예성: 기록에 대해선 큰 생각은 없지만 하다 보니 200회 공연이 되다니 신기하다. 벌써 우리가 이렇게 오래 공연을 하고 있다니!- 려욱: 300회까지 가면 좋을 것 같다.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쌓일수록 그 횟수가 어떻든 행복할 것 같다.- 규현: 가보지 못했던 곳들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 E.L.F.가 살게 되는 기록도 꿈꿔본다! 9. 슈퍼주니어에게 붙는 수식어가 많은데,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더 만들어가고 싶은지?- 은혁: 너무 거창한 수식어들은 솔직히 좀 민망하고 쑥스러운 것 같다. 그냥… '수식어가 필요 없는 그룹' 슈퍼주니어라는 표현이 가장 좋지 않을까?- 려욱: '한류 광개토대왕'이 제일 좋다. 어렸을 때 광개토대왕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 마음에 콕 박힌다. 10.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희철: 이제 우리가 무슨 바라는 목표가 있겠나… 무탈히 즐겁게 활동 잘 마치길 바란다. 사랑한다 멤버들아!! 건강하자!!- 예성: 활동 끝까지 무사히 잘 해내고 싶다.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원: 이번 앨범은 단순한 앨범이 아니라, 저희가 걸어온 20년의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여정이 누군가에겐 시작점의 작은 용기나 희망이 되고,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꾸준히, 진심으로 해 나가면 가능하구나'라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 11. 20년 동안 슈퍼주니어를 지켜준 E.L.F.에게 한 마디- 이특: 한결같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E.L.F.! 이제는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고,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 동해: E.L.F.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하늘에 햇빛이 없고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듯이, 우리는 E.L.F.라는 존재가 없으면 내일 당장 시들어 버릴 거다. E.L.F.에게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진심으로 사랑해!- 려욱: 우리와 함께해 준 영원한 친구 E.L.F.들 정말 고마워. 함께 울고 웃던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내 인생에 큰 선물이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20주년 너무 감사하고 우리 앞으로 함께하자. 사랑해. 슈퍼주니어는 8월부터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 'SUPER SHOW 10'(슈퍼쇼 10)에 돌입한다. 투어의 막을 올리는 서울 공연은 8월 22~24일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개최된다. 또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9월 홍콩, 자카르타, 10월 마닐라,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리마, 산티아고, 11월 타이베이, 방콕, 12월 나고야, 2026년 1월 싱가포르, 마카오, 쿠알라룸푸르, 가오슝, 3월 사이타마까지 슈퍼주니어는 전 세계 16개 지역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레전드 공연킹'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20주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전망이다. oks34@newspim.com 2025-07-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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