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4㎡ 분양가 12억~14억원...지역 내 최고가
앞서 공급한 분양가 대비로도 3억 비싸
경쟁률 저조할 경우 분양 열기 한풀 꺾일 듯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집값 상승폭이 둔화한 상황에서 하반기 분양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청약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2억~3억원 비싼 데다 앞서 이 지역에 공급된 가격과 비교해도 최고가로 책정됐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청약 시스템이 무색한 상황이다. 이런 고분양가 논란을 뚫고 흥행에 성공하면 기존 주택시장과 달리 청약시장에는 실수요자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청약 1순위 '완판'에 실패하거나 경쟁률이 저조할 경우 분양시장의 열기가 한층 가라앉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국민평형 분양가 최고 14억원...지역 내 가장 비싸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공급일정에 들어가는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이문3구역)의 청약 결과가 분양시장에 분수령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동대문구에 공급된 신축 아파트들은 수만명이 몰리며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휘경3구역)는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51.71대 1을 기록했다. 6월 선보인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청량리7구역)는 1순위 청약에 2만1322건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242대 1, 최고 320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당계약과 예비당첨자 계약을 거치며 전 가구가 완판됐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가 고분양 논란을 뚫고 완판할지 주목된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김학선 기자] |
지난 8월 분양한 이문동 '래미안 라그란데'(이문1구역)도 46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한 1순위 청약에 3만702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79.1대 1을 기록했다. 청약에서 떨어진 대기 수요가 상당해 '이문 아이파크 자이'에 상당한 청약통장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것은 변수다. 국민평형(전용 84㎡)의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12억 599만~14억4026만원이다. 3.3㎡당 분양가는 3550만원이다.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평균 2930만원으로 국민평형 최고 분양가가 9억7600만원이었다. '래미안라그란데'는 3.3㎡당 평균 3285만원으로 국민평형이 10억9900만원 수준에 공급됐다. 앞서 분양한 단지와 비교해 지하철역이 가깝다는 장점이 있지만 불과 몇 개월 새 분양가가 2억~3억원 높아진 것은 수요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변시세와 비교해도 3억원 넘게 비싼 분양가다. 2019년 입주한 '휘경 SK뷰'는 전용 84㎡가 지난 7월 10억60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03년 입주한 이문e-편한세상은 직전 거래가격이 8억4500만원이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분양가가 이 지역 최고가인 셈이다.
이 단지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1층, 25개동, 총 4321가구 규모다. 이중 일반 782가구, 특별 685가구 등 총 146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 흥행 부진시 분양시장 관망세 확산
청약 1순위 '완판'에 실패하거나 경쟁률이 저조할 경우 분양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기도 주요 지역의 국민평형 분양가가 10억원을 웃돌고 있다.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에서는 분양가를 감내한다지만 주택경기 불확실성으로 하방압력 커져 가격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속해 상승하는 것도 부담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형(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4.530~7.116%로 금리 상단이 7%대를 돌파했다. 올해 1월 금리상단이 8%를 돌파한 이후 지속해서 하락했다. 하지만 5월 대출금리 상단이 5%대 후반으로 찍은 후 반등하더니 지난달에는 7%를 다시 넘어섰다. 대출금리가 3%p(포인트) 인상되면 5억원 대출자는 매월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100만원 정도 높아진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앞서 분양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이 50대 1 이상이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열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고분양가라는 인식이 있고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집값이 하락 전환돼 경쟁률이 이전 수준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 열기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전반적으로 관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