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혜적 관계 발전시킬 수 없다"
스페인공산당 측에 먼저 통보
4년 전 반북단체가 습격한 공관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스페인인민공산당(PCPE)이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PCPE는 "10월 2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사관으로부터 기관, 상업, 문화단체와의 호혜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어 대사관을 폐쇄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대북제재를 비판했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의 폐쇄 입장을 알린 스페인인민공산당(PCPE) 홈페이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반공적 증오는 제국주의의 전쟁무기'라며 미국 등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PCPE 홈페이지] 2023.11.01 yjlee@newspim.com |
PCPE는 또 "스페인 국가의 모든 정부, 각 부처, 장관 비서실, 공공 기관이 (북한에 대해) 보여준 적대감을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주재 임시 대리대사인 서윤석은 이런 입장을 알리면서 향후 이탈리아 주재 대사관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아직 스페인 주재 대사관 폐쇄 결정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며, 우호적 입장을 보여온 PCPE 측에 먼저 알리면서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북제재 동참 차원에서 2017년 김혁철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목해 사실상 추방했다.
또 2019년에는 크리스토퍼 안이 이끄는 반북 단체인 '자유조선'이 대사관을 습격해 컴퓨터와 USB 등을 탈취해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아프리카 우간다와 앙골라 대사관을 폐쇄했으며 홍콩총영사관도 운영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중국 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우간다와 앙골라 공관폐쇄로 북한은 159개 수교국 중 50곳에 공관을 두게 됐는데 스페인 등 몇몇 국가들이 더 공관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난으로 인한 공관 운영경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데다 대북제재로 인해 외교고립이 심화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