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고용허가제 딜레마

기사입력 : 2023년11월06일 15:06

최종수정 : 2023년11월06일 15:30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

인구감소가 지방소멸로 이어지는 대위기 상황 속에 농어촌과 지방 제조업에 이어 도시의 자영업자들까지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연일 세계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출산율과 초고령화는 학령인구 감소에서부터 간병 인력 부족까지 전방위적으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정부는 당장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서 제일 먼저 내는 정책이 고용허가제 확대인데 여기에 심각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알다시피 고용허가제는 2004년 산업연수생제도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만든 제도다. 즉 동남아 중심의 16개 국가와 MOU를 체결하고 연간 쿼터를 정해 외국인력을 도입하는데, 단기순환을 원칙으로 최장 체류 기간을 4년 10개월로 정해 두고 단순 노무 분야에만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고용주의 고용에 방점을 둔 제도이니 근무지 변경이 엄격히 제한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한국이민 대표행정사).

당시만 해도 이들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를 우리 사회의 일원인 이민자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아직도 그런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는 없다. 그런데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 되고 고용주의 장기고용 요구가 늘어나면서 단기순환 원칙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동일 근무 장소에서 장기간 일한 외국인 근로자는 숙련도가 높으니 계속 고용하게 해달라는 고용주들의 요청에 부합해서 정부가 성실 근로자 재입국 제도를 허용하면서 고용허가제는 변질하기 시작했다. 온전히 고용주의 입장만 대변한 사업장 이동제한과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불법체류로 전락하는 비중이 높아져 노예계약이라는 비난이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국제적으로도 현행 고용허가제는 인권침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코로나 펜데믹과 지방소멸 현상으로 외국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 되자, 축소되거나 폐지해야 할 고용허가제가 오히려 날개를 달고 있다. 코로나 기간 중 입국이 제한된 영향이 있다고 하지만 연간 5~6만 명 수준이던 쿼터도 12만 명으로 대폭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허용업종도 제조업을 벗어나 서비스 업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고용허가제로 한다는 것은 예고된 실패다.

고용허가제 대상 국가도 16개국에서 추가로 더 늘리려고 하는데, 그 배경도 순수성도 의문이다. 애초에 사회통합의 용이성과 인력의 수준보다는 고용주의 일시적 선호도와 외교적 필요성에 의해서 도입국가가 선정되었는데, 단기순환이라는 대원칙이 무너지면서 도입방식을 전면적으로 제고 해야 하는 데 그럴 기미는 없어 보인다. 20여 년간 국가 간 MOU란 이름으로 외국인력 공급 카르텔이 형성되었고, 그 중심에 고용부와 산업인력공단의 기득권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고용부는 고용허가제의 최장 체류 기간을 재입국 없이 10년으로 하고, 대표적 서비스 분야인 외식업에도 고용허가 인력을 공급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제 외국인력은 모두 고용허가제로 일원화시킬 작정이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정책이다.

이민정책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법무부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자유롭지 않다. 얼마 전 법무부는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중 연간 3만5천 명을 숙련인력으로 선발하고 가족초청과 무기한 체류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법무부가 나서서 고용허가제가 이민허가제로 변질할 수 있도록 명분을 준 것이다. 고용허가 근로자와 그 가족들을 합치면 연간 10만 명 이상의 저학력, 저임금, 저숙련 외국인을 우리 사회의 이민자로 받을 경우 향후 사회통합에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굳이 유럽의 이민자 폭동사례를 들지 않아도 이민정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은 농지개혁에 버금가는 이민 개혁을 선포하고 이민청 설치를 공언하고 있다. 한동훈 장관의 총론적인 이민정책 시행 의지에는 공감하나, 그 실행 방안을 찬찬히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도 내부 담당 부서나 전문가들은 아무런 목소리가 없다. 사정이 이러하니 역사적 소명을 다하고 단계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할 고용허가제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퇴행적인 고용허가제는 국제적 수준과 국익에 부합하는 이민정책을 추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변하고 있는데, 이민정책 컨트롤타워나 로드맵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정부의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대책을 촉구한다.

김도균 교수는 법무부 이민정보과장, 출입국심사과장, 주칭다오총영사관과 주중국대사관 영사,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장, 한국이민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출입국과 이민정책 이슈를 다뤄왔다. 현재 제주한라대학 특임교수, 행정사법인 한국이민 대표 행정사, 법무법인 동인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승용차, 인도 돌진 보행자 덮쳤다...시청역 인근 9명 사망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13명의 사상자를 낸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 70대 남성 운전자가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7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검정색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를 덮쳐 다수의 보행자가 숨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차량 3대를 포함해 다수의 보행자를 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사고로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4명으로 확인됐다. 소방 관계자가 수습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07.01 leehs@newspim.com 경찰은 현장에서 가해 차량을 운전한 남성 A씨(68)의 신병을 확보했다. A씨는 가슴 부위 등의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A씨가 부상자임을 고려해 아직 진술 등의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음주 측정 검사를 실시해 A씨가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점은 파악했다. 한편 전날 오후 9시37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했던 소방 당국은 자정을 넘겨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일 밤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차량 3대를 포함해 다수의 보행자를 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사고로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4명으로 확인됐다. 소방 관계자가 수습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4.07.01 leehs@newspim.com 당초 사고로 6명이 숨지고, 3명이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고 알려졌으나 심정지 환자 3명이 최종 사망 판정을 받으며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중상자 1명, 경상자 3명으로 총 4명이다. 현장 사망자 6명은 신원이 확인돼 영등포 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됐으며, 구청에서 유가족 연락처를 확보 중이다.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3명에 대해서는 신원이 파악되는 대로 구청에서 유가족 연락처를 확인해 연락할 계획이다. 경상자 중 2명은 치료 중이며 이 중 한 명은 치료를 받고 귀가 조치됐다. 중상자 1명도 치료 중이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dosong@newspim.com 2024-07-02 00:54
사진
이원석 "민주당 검사 탄핵, 李 형사처벌 모면하겠다는 것"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혹은 민주당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 4명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소추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이 총장은 2일 "이재명이라는 권력자를 수사한 검사를 탄핵해 수사와 재판을 못 하게 만들고 권력자의 형사처벌을 모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사유도 없이 단지 권력자를 수사했다는 이유로 검사 탄핵이 현실화한다면 우리는 문명사회에서 야만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라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 [제공=대검찰청] 민주당은 이날 박상용(사법연수원 38기·42) 수원지검 공공수사부 부부장검사, 엄희준(32기·51)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강백신(34·50)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33·50)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은 박 부부장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김 차장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조카인 장시호 씨와의 '뒷거래' 의혹이 제기됐던 인물이다. 엄 지청장과 강 차장은 앞서 이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을 수사했다. 이 총장은 "이미 기소돼 1심 판결이 났거나 재판 중인 사건을 국회로 옮겨와 이 전 대표가 재판장을 맡고 그의 변호인인 민주당 의원이 사법부 역할을 빼앗아 와 재판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헌법 제101조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는 규정을 위반해 헌법상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표 수사 검사를 타깃으로 삼아 좌표를 찍어 그 검사를 공격해 직무를 정지시키고, 그의 명예를 깎아내려 탄핵소송 대상이 되게 하려는 것"이라며 "수사 의지를 꺾어 손을 떼게 하고, 다른 검사에게 본보기를 보여서 위축시키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앞서 검사 탄핵이 이뤄졌을 때도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를 탄핵하는 것은 부당하고, 법률적으로 탄핵한다면 총장인 저를 탄핵하라고 말했다"면서 각 검사에 대한 탄핵 부당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박 검사에 대해 "박 검사는 얼마 전 부부장검사가 된 말 그대로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라며 "탄핵 사유가 된 이 전 부지사 회유 의혹도 본인과 일부 변호인 주장 외엔 아무런 근거가 없고, 출정계획서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사실과 다르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총장은 엄 지청장에 대해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이후 9년이 지났다"며 "지난 정부에서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유죄판결을 뒤집으려 했으나 그조차 성공하지 못했다. 당사자도 다른 말이 없는데 민주당이 이를 탄핵사유로 삼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강 차장에 대해서는 "대선 과정에서의 여론조작 사건은 최근 관련자들에 대해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구속적부심도 기각했다"며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 소추 사유로 한 전 총리 등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이 전 대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며 "이미 이들이 보직을 이동해 실제 공소유지와 수사·재판과 거리가 있음에도 수사와 재판에 관여 못 하도록 하는 것은 권세에 있는 사람, 권력자에 대해 수사하면 이렇게 된다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총장은 "입장 발표 전 탄핵안을 읽어봤는데 증거와 조사상 참고자료라고 붙어있는 자료는 언론 기사 이외에 아무것도 붙어있지 않았다"며 "언론 기사도 탄핵 근거로 사용될 수 있지만, 파면을 일게 할 정도로 중대한 법률 위반 사항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러한 형태의 탄핵 절차가 진행되고 또 이뤄진다면 누구도 검찰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범죄에 노출된 국민들에게 가게 될 것인데, 그 점이 대단히 안타깝다"고 우려를 표했다. hyun9@newspim.com 2024-07-02 16:2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