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행사 유치에 보조 맞추는 기업...직접뛰는 총수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국제박람회(BIE) 총회의 엑스포 유치국 최종투표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며 재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기업들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유치전에 나서며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총수가 직접 나선 민간 외교 노력부터 옥외광고 등 글로벌 마케팅 활동까지 막판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사진=김지나 뉴스핌 산업부 차장] |
"만약 엑스포가 부산에 유치되면 기업엔 어떤 영향이 있나요?"란 질문을 그룹 홍보에 던져보면 돌아오는 답변은 하나같다. "글쎄요. 뭐 그닥...". 말끝을 흐리는 답변 속엔 부산에 엑스포를 유치한다고 기업 돈 버는 덴 영향이 없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을 펼치는 것은 기업의 논리에서 벗어나 정부가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국가적 행사를 한국에 유치하는 데 보조를 맞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해 9월부터 5대그룹 총수들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쳐왔다. 초반엔 총수들이 세계 각국에서 누굴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했는지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면, 전략이 외부에 노출되면 경쟁국들의 견제가 뒤따라와 올해 들어선 물밑에서 유치 활동을 이어왔다. 국가적 행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는 기업들의 모습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1996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역임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2009년부터 평창올림픽 유치 활동에 나섰고, 1년 반 동안 170여 일 해외 출장을 다니며 IOC 위원들을 만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2011년 7월7일 남아프리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자 이건희 선대회장은 대중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만약에 부산엑스포 유치에서 떨어지면 그 이후가 걱정이에요. 곧 총선이 있으니 정부에서 기업들에 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한 5대그룹 관계자의 우려다. 20여일 후 있을 투표에서 5년전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이 재연될 지 아닐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결과 여부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란 경쟁국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 싸움에서 잘 싸워주고 있는 기업인들의 노력엔 박수를 쳐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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