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단순히 오락적 재미만 가지고 있는 장르에서 그치지 않고, 화두와 고민 지점을 함께 던져주는 작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글로벌 OTT 디즈니+가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 김지용(남주혁)이 밤에는 법망을 피한 범죄자를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비질란테'를 선보였다. 동명 웹툰 원작을 영상화하며 높은 싱크로율로 호평을 받은 이번 작품의 중심에는 최정열 감독의 연출이 있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비질란테' 최정열 감독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3.12.04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으로 어느 정도의 흥행을 바란 건 없었어요(웃음). 앞 작품이 다 잘되고 있어서 저로서는 좋았죠. 전작이 잘 되고 있다는 건, 디즈니+를 봐주시는 분들이 많고, 앞으로 유입될 분들이 많아진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 작품도 자연스럽게 봐주실 거라는 생각이 있었죠.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작품은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이다.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으로 범죄자를 직접 심판하기 시작한 김지용과, 그를 막기 위한 경찰청 광역수사대 팀장인 조헌(유지태)의 대립이 주된 스토리이다.
"웹툰 원작이 가지고 있는 주제 자체가 너무나도 대단했어요. 그래서 이야기 하는 것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죠. 어디까지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요. 일단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김지용이 이야기하는 법과 정의, 조헌이 이야기하는 법과 정의가 각기 다르거든요. 각 캐릭터의 신념이 나올 때 보시는 분들이 거기에 마음이 가길 바랐어요."
시리즈 '비질란테'는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원작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7000만뷰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법과 정의에 대한 신념이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대립하는 원작의 내용을 영상화로 만들면서 고스란히 가지고 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비질란테' 최정열 감독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3.12.04 alice09@newspim.com |
"처음에 원작이 10부까지 나왔을 때 본 적이 있는데 당시에 너무 강렬하면서도 통쾌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 판권에 대해 알아봤는데, 원작가님이 연재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나중에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다 몇 년 후에 연출 제의가 온 거죠(웃음). 그때 웹툰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봤어요. 처음 봤을 때 강렬함과 통쾌함이 고스란히 있으면서도 법이나 정의에 대한 신념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꼈죠."
허술한 법으로 인해 무고한 피해자가 생겨나고, 김지용은 이를 보며 범죄자를 직접 심판한다. 그의 범죄를 알게 된 조헌은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진정한 정의를 보여주겠다고 선포한다.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법과 정의, 그리고 신념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던진다.
"사적 복수를 하는 지용이의 이야기에 공감을 해주시고,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대한 바람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지용이의 사적 복수가 그냥 통쾌하게 끝나지 않고, 옳고 그름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길 바랐어요. 지금 이야기가 재미있다면, 지금 이 시대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 떠오르길 바라며 작품을 만들었죠."
작품은 사적 제재의 정당성, 그리고 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과연 현 시대에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자신의 정의가 무너진 채 경찰대생으로 졸업을 하게 된 김지용은 마치 현 법에 대해 반항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작품은 막을 내린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비질란테' 최정열 감독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3.12.04 alice09@newspim.com |
"사실 결말 또한 조심스러웠어요. 작품이 8부작으로 결정이 되고, 작품 자체를 한 편의 영화처럼 빠른 속도의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각 회차의 엔딩마다 웹툰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넣으면서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었어요. 그 안에서 지용이의 고민과 갈등을 넣으려 했고요. 마지막회 결말에서 지용이가 경례를 하지 않은 것은, 시스템에 대한 반항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비질란테로 활동을 계속 해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속에서 실제 비질란테는 잡히지 않았다.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리다 보니 현 작품에 열광하는 시청자는 시즌2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이에 최 감독은 "아직 정해진 부분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원작 자체가 뻗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요. 많은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보셨어야 했고, 작품을 만들면서도 많은 고민을 했어요. 시즌1 결말을 만들면서도 이야기가 정리되지 않았으면 했고요. 끝까지 여러 질문이 던져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엔딩을 만들었죠.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시즌1에 대한 결말을 내야겠죠? 이후 지용이의 딜레마나 고민이 들어가도 좋을 것 같고요.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작가님들과도 여러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야기가 단순히 오락적 재미만 가지고 있는 장르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여러 화두와 고민 지점을 던져주는 것에 중점을 두며 작업했거든요. '비질란테'가 공개가 되고, 이제야 저도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시작하는 단계에 서 있어요.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주어진 환경 내에서 정말 최선을 다한 작품입니다.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