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낙서범 18일 6시간 조사..."관심 받고 싶어 낙서"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 훼손한 10대 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 수사에서 지인이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전날 오후 7시 8분쯤 경기 수원시에서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등에 낙서를 한 혐의로 10대 남성 A군을, 20여분 뒤에 10대 여성 B양을 체포했다. 이들은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6일 새벽 1시 42분 쯤 서울 경복궁 영추문 좌우측 담장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영화 공짜'와 영화 불법 공유 사이트를 의미하는 문구가 담긴 낙서를 남겼다. 이후에는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담장, 서울경찰청 동문 외벽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낙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부분이 천막으로 가려져 있다.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2시20분께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가 돼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2023.12.16 mironj19@newspim.com |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이들이 범행 전후 택시를 탄 사실을 확인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승하차 기록과 결제 내역 등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들은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불법영상 공유 사이트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에 따라 범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공범과 배후 관련자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의 범행 다음날 두번째 낙서를 한 20대 남성 C씨는 18일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6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관심을 받고 싶어서 낙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씨가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고 정신질환 병력도 없어 단순 모방범행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씨는 17일 오후 10시 20분 쯤 서울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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