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 노리는 컴포즈, '손흥민+ITZY' 공세에 맞불
가성비로 뜬 저가커피, 최근 2년간 2~3배 성장
1500원 커피 팔아 60억원 모델료...일각선 우려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저가커피 업체인 컴포즈커피가 방탄소년단(BTS) 뷔를 전속모델로 발탁했다. 축구 스타 손흥민을 앞세워 성장한 메가커피에 대항해 빅모델 전략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경기불황에도 고속성장한 저가커피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를 전속모델로 발탁, 이달 초 광고촬영을 완료했다. 조만간 TV, 유튜브, 가맹점 옥외광고 등을 공개하며 대대적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스타인 뷔의 모델료는 약 6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다. 컴포즈커피는 모델료 가운데 약20억원을 가맹점과 분담하고 나머지는 본가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가맹점 점포당 월 7만2000원식 12개월간 총 86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또 매장에 붙이는 광고 스티커 비용 20~30만원은 추가로 부과된다. 컴포즈커피의 전체 가맹점 수는 이달 기준 2400여곳이다.
이에 대해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모델 발탁과 관련)가맹점 찬반투표를 통해 78%의 동의를 얻었다"라며 "컴포즈커피는 현재 24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계속 성장하는 브랜드인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뷔. [사진= 컴포즈커피] |
이는 앞서 메가MGC커피(이하 메가커피)가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하며 적용했던 방식과 동일하다. 메가커피 모델인 손흥민의 연간 광고비용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인 60억원 가량으로 알려진다. 메가커피는 지난해 12월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면서 올해 연간 광고비의 절반인 30억원을 가맹점주가 부담하도록 했다. 2600여개 가맹점이 매월 12만원씩 광고비를 내는 형태다.
이들 저가커피 업체는 경기불황 국면에서도 가성비 선호 현상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매출액은 2020년 601억원에서 지난해 1748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컴포즈커피도 같은 기간 두 배를 훌쩍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컴포즈커피의 2020년 매출액은 272억원에서 지난해 737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저가커피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는 현재 내부비리와 광고비 집행 관련 점주 갈등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손흥민 광고비용을 점주와 분담하는 과정에서 일부 점주들이 반발이 이어진데다 최근 전·현직 임직원들이 납품업체 유통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메가커피가 휘청이자 저가커피 경쟁사인 컴포즈커피가 방탄소년단 뷔를 발탁, 빅모델 전략을 차용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예고한 셈이다. 메가커피는 손흥민에 이어 지난해 9월 아이돌그룹 ITZY를 손흥민과 공동모델로 기용하는 등 빅모델 마케팅을 강화하는 상황이었다.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배우 정해인을 모델로 마케팅에 나섰지만 손흥민 파워에는 못 미쳤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저가커피 업계의 빅모델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500원 아메리카노'가 대표 상품인 저가커피업체가 60억원 수준의 빅모델로 경쟁하는 것은 다소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맹점 입장에선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커피는 3~4잔을 팔아야 일반 프랜차이즈커피의 1잔 판매분의 수익을 남길 수 있다"며 "1500원 짜리 커피를 팔아서 남기는 수익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개별 점주입장에선 광고비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겨울철은 커피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예년 대비 전반적으로 커피 판매가 저조한 편"이라며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어서 빅모델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