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뛰어넘는 보수
작년 상반기 기준 20억원
'높은 몸값' 자랑하지만
실적 하락 막지 못해
"올해 사업 효율성 높일 것"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았다. 윌리엄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글로벌 사업 확장과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윌리엄 대표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서 쌓은 이력을 바탕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영입됐다. 하지만 취임 1년 성적표를 보면 실적 감소를 막진 못했다.
그는 신세계그룹을 통틀어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전문 경영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윌리엄 대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CFO(부사장),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디지털 수석부사장을 역임한 명품 패션 전문가다. 실적 악화로 법정관리 직전까지 갔던 올세인츠를 흑자전환시키기도 했다.
그는 작년 1월 6일 기존에 있던 이길한 대표가 백화점부문 미래혁신 추진단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선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 부문과 화장품 부문을 모두 총괄하는 대표직과 함께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의 디지털·온라인 비즈니스의 역량을 강화하는 디지털 인텔리전스 총괄을 겸직한다.
2개의 직책을 맡고 있는 그가 받아 가는 보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등 신세계그룹 오너보다 높다.
작년 상반기 반기보고서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윌리엄 대표가 받아 간 보수는 급여 10억6800만원, 상여 1억8300만원 등 12억5100만원이다.
㈜신세계에서 받아간 급여는 6억원, 상여 1억300만원 등 7억300만원이다. 그룹 계열사에서 받아간 보수를 모두 합하면 19억5400만원이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에서 각각 받은 보수 17억8000만원, 17억7400만원보다 큰 액수다. 오너와 전문 경영인을 통틀어 가장 높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렇게 높은 몸값을 주고 윌리엄 대표를 영입한 이유 중 하나는 직진출한 명품 브랜드를 대신할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가 선임됐던 작년 1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던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한국 시장에 직진출했다.
이에 윌리엄 대표 취임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작년 패션에서 4개, 화장품에서 7개의 신규 브랜드 판권을 확보했지만 명품 브랜드의 공백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셀린느가 빠진 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은 작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1.4%, 2분기 13.1%, 3분기 1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수입 비즈니스에 의존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업구조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라며 "윌리엄 대표가 소방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윌리엄 대표가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회사의 성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해는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적극 개선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자사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추진하며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국내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잠재력이 큰 해외 신규 브랜드를 지속해서 발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