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일본 군수기업인 후지코시에 강제동원됐던 근로정신대 피해자들도 회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고(故) 김옥순 할머니 등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5명이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25일 확정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면(87) 할머니가 일본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1.23. q2kim@ |
후지코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10대 소녀 1000여명을 일본 도야마 공장에 강제동원해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0~12시간가량 노동을 시켰다. 피해자들은 급여도 받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했고, 이에 후지코시를 상대로 각 1억원씩 5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후지코시가 피해자들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후지코시 측은 1965년 우리나라 정부와 일본이 체결한 한일청구권 협정을 근거로 배상 청구권이 없으며 손해배상 청구시효가 만료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원고들이 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 객관적으로 손해배상청구권을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그 장애사유가 해소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법원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적 견해를 최종적으로 명확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로 비로소 대한민국 내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사법적 구제가능성이 확실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강제동원 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인 원고들에게는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피고를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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