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2.8% 상승…목표치 2.6% 근접
국제유가 80달러대 재진입…물가 상승 부채질
설명절 앞두고 과일·채소 가격↑…2월 3%대 예고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1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2%대로 떨어졌다. 당초 3% 초중반대로 예고됐지만 이런 추세라면 정부의 올해 목표인 2.6%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과일, 채소 등 생활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형국이다.
◆ 경제정책방향 2.6% 목표 설정…1월부터 2%대 진입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4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100)로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해 전월 3.2%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2%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7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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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7월 6.3%로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6월 2.7%, 7월 2.4% 등으로 2%대 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체적으로 정부가 바라보는 물가 안정 수준은 2%다. 정부의 당초 목표 역시 2%대 안착이었다.
다만 계절적인 요인 등이 겹친 반짝 하락세였다. 이후 3%대로 재상승해 지난해 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마감됐다.
정부는 지난달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6%로 설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1월 2.8%의 물가상승률은 정부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수치로 평가됐다.
일각에서는 소비시장에서 기업들이 가격은 동일하게 제시한 채 수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억제한 효과도 한몫한다고 말한다.
정부 한 관계자는 "당초 3%대 초반 정도로 예상했었는데,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물가상승률이 나타났다"며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어서 물가 인상 요건 등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 국제유가 후폭풍 우려 속 설 명절 현장 점검 초점
6개월만에 물가가 2%대로 진입했지만 다음달에는 다시 3%대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꾸준히 오르고 있는 국제유가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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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4.02.02 yooksa@newspim.com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2~3월 물가가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며 "정부는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추세적 물가인 근원물가도 2.5%까지 하락했다"면서도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동일한 전망을 내놨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일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과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지난해 8월 86.5달러→9월 93.0달러→10월 89.8달러→11월 83.5달러→12월 77.3달러로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달 82.4달러로 재상승했다.
80달러대는 지난해부터 우려됐던 수준이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이미 예측됐던 만큼 경제전망 기관에서는 국제유가가 올해 80대 진입을 예견한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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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여전히 일부 품목에서는 물가 하락에 대한 체감이 낮다.
실제 1월 생활물가지수에서 식품은 전년동월대비 4.9%나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4.4% 올랐고 그 중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은 각각 8.9%, 28.5% 올랐다.
설 명절을 앞둔 과일, 채소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도 서민의 물가 상승 체감도가 낮다는 점을 인지하고 설 물품 가격 안정에 올인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설을 앞두고 지난달 도매시장과 농가 등 현장을 방문하며 생산과 유통 등을 점검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인천공항 세관을 방문해 수입과일 할당관세 및 통관 등을 살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달 충주 과수거점산지유통센터, 양재 하나로마트를 방문해 사과, 배 수급상황과 최종 소비단계에서의 소비자가격 및 할인지원 상황을 점검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여전히 국제유가 상승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많기 때문에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는 없다"며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 안정에 초점을 맞춰 물가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