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지난해 5월 관련 규정 보완 권고
경찰, 밧줄형 대신 벨트형 포승 도입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경찰청에 인격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포승에 묶인 피의자의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을 권고한 것에 대해 일부만 수용했다고 15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31일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피의자 호송 시 수갑 등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호송되는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회신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부터 밧줄형 포승 대신 벨트형 포승을 도입해 확대하는 중이고 호송 과정에서도 이를 우선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사진=뉴스핌DB] 2022.03.17 ace@newspim.com |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5월 22일 경찰청장에게 피의자에게 포승을 사용한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수갑 등 사용지침' 등 관련규정 보완과 함께 보완된 규정을 각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하달하고 직무교육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 권고는 지난 2022년 11월 대구의 한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 중이던 A씨가 병원으로 호송돼 진료받는 과정에서 포승에 묶인 모습이 외부에 노출됐다며 진정이 들어온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인권위는 경찰 내부지침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라는 권고는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포승줄 가리개(가칭)'를 사용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도 경찰이 호송과정에서 피의자 이상 유무, 위험물 은닉 여부, 포승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인권위는 "(경찰청이) 인권 개선 노력은 있었으나 권고의 기본 취지는 수용되지 않았다"면서 "벨트형 포승을 도입하더라도 '외관상 거부감'만 줄일 뿐 인격권 침해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 권고는 구속력은 없으나 인권위법 25조에 따라 관계기관장은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유를 통지해야 하고 인권위는 필요한 경우 내용을 공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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