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여파에 '학령인구' 감소 영향
3년간 운영비 6억, 인건비 9천만원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여학생, 남학생만 모집하는 단성학교가 올해 남녀공학 전환을 신청할 경우 기존보다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저출생 여파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되자 학교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지원책을 제공하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 남녀공학 전환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4.03.28 photo@newspim.com |
지원 확대에 따라 단성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독려하기 위한 운영비가 새롭게 생겼다.
전환을 신청한 학교에는 3년간 총 6억원을 지원한다. 창의적 체험활동, 교기 육성 등 교육활동 사업 지원, 학생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남녀공학 전환에 따른 학생 생활지도 등 학생 상담 인력에 대한 인건비도 3년간 9000만원을 지원한다.
기존에 지원하던 화장실, 탈의실, 보건실 개선 사업비는 학교 규모에 따라 시설비를 차등 지원하고, 학교에서 제때 집행할 수 있도록 신청 및 지원 체계를 보완한다.
올해 기준 서울 단성학교는 241교로 전체 중·고등학교 708교 중 34.0%다.
학교급별로 보면 전체 중학교 390교 중 단성 중학교 수는 90교(23.1%), 전체 고등학교 318교 중 단성 고등학교 수는 151교(47.5%)다.
단성 중·고등학교의 비율은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전체 인구 감소에 따라 중·고등학교 학생이 거주하는 지역에 단성 학교 비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다.
교육청은 "학교별 학생을 배치하기 위해 일부 학생의 통학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어지는 등 배정 여건이 악화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그 지역에 있는 남녀 공학 학교의 성비 불균형이 지속돼 학생 및 학부모가 기피하는 학교가 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서울 중구에 있는 장충고는 당초 남고였지만 지난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했는데, 이는 지역사회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 중구에는 남고만 세 곳이 있었는데, 이에 따라 근처에 입학할 학교가 없는 여고생들은 멀리 통학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이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단성학교에서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성 교제나 남녀 간 내신 성적 격차를 학부모들이 우려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중학교) 남녀공학은 내신 성적이 필요한 여학생들이 가기 좋은데, 여중은 경쟁이 워낙 치열해 내신을 완벽하게 유지하기 쉽지 않다"며 "남학생들도 열심히 하지만 여학생들을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대로 춘천 유봉여중은 2025학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구성원들의 반대가 많아 여중으로 남기로 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운영 문제로 남녀공학 전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쪽 성별만 받는 단성학교의 경우 남녀공학에 비해 학생 모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부터 서울에서는 남학교 2곳, 여학교 3곳이 남녀공학으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단성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것은 2017년 서울 풍문여고가 풍문고로 전환한 이후 7년 만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번 남녀공학 전환에 따른 지원 확대로 안정적인 중·고등학교 배정 여건 조성과 학교별 성비 불균형 해소 및 선호·비선호 학교 간 격차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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