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등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구속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허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오전 2시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2.01 leehs@newspim.com |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PB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식품노련 PB파트너즈 노조의 조합원 확보를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달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검찰의 소환 통보에 세 차례 응하지 않다가 25일 출석했다.
하지만 허 회장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조사는 1시간 만에 마무리됐고, 이후 검찰은 지난 1일 허 회장에게 조사받을 것을 재차 통보했으나 그가 또 불응하자 지난 2일 체포영장을 집행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사업상 일정을 이유로 검찰에 출석일 조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난달 25일 조사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조사가 중단됐을 뿐 조사를 회피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허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최장 20일간 그에 대한 구속수사를 진행한 뒤 그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먼저 기소한 황재복 SPC 대표이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구속영장 발부로 SPC의 '수사정보 거래 사건' 윗선 수사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이 사건은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SPC 임원 백모 씨가 검찰 수사관 김모 씨에게 SPC에 대한 압수영장 청구사실이나 내부 검토보고서 등 각종 수사정보를 받고 그 대가로 620만원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사건이다.
검찰은 이 사건에도 허 회장이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열린 백씨 등의 첫 공판기일에서 "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 핵심 공범이 확인됐고, 3월 중순부터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불출석하거나 건강상태를 이유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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