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K베뉴'와 달리 신선식품 판매 계획 없어
미국 투자 자본 대비 한국 시장 관심도 낮은 편
"알리 韓 진출 지켜보고 있다" 시각 많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발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화두다. 아직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지 않은 쉬인보다는 알리와 테무가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알리와 테무는 한국 진출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알리는 대형마트의 본업 경쟁력으로 불리는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한국에 3년간 1조5000억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국 진출에 나선 상태다.
반면 테무는 신선식품 판매 계획이 없고 한국에서는 '한국어 서비스' 정도를 제공하는 것뿐이라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테무가 알리의 한국 진출을 지켜본 이후 한국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핀듀오듀오 홀딩스가 보유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의 로고가 웹사이트 앞 휴대폰에 나타나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2024.03.21 mj72284@newspim.com |
◆알리와 다른 테무…지금은 '한국어 서비스 제공' 정도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알리와 함께 묶여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추진하는 자율제품안전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공정위 측에서 먼저 추진해 알리에 이어 테무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무의 협약 체결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 크기에 비해 경쟁이 치열해 짝퉁이나 가품 등에 대한 모니터링 등이 해외보다 엄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무는 현재 북미,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 진출한 상태다. 특히 미국 시장 장악에 주력해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테무의 미국 시장 자본 투입 상황을 봤을 때,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아직 크지 않은 수준이다. 테무는 당초 중국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의 파이가 큰 미국을 선택하고, 마케팅에 어마어마한 자본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무는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뒤 유럽과 호주, 캐나다 등에 진출해 현재 중동 지역 확장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어도 알리는 '진출'이라고 쓰는 반면 테무는 '한국어 서비스 제공' 정도"라며 "내부 시스템만 봐도 아직 본격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수준이지만 알리와 함께 중국발 C커머스로 묶이면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공정위 협약 당시에도 테무의 국내 진출 계획에 대한 질문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알리는 조만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간담회 등도 테무는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식품 판매 계획 없어…패션잡화 매출 커
[사진=바이두(百度)] |
업계에서는 테무가 당장은 알리의 국내 진출을 지켜보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소비자의 눈높이와 업계 모니터링 수준이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 적응하면서 앞서 진출한 알리의 상황이나 전략, 효과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이다.
테무 측에서도 신선식품 판매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품질보다 가격 경쟁력이 주요한 제품군을 우선 판매하면서 시장 적응력을 높이고 소비자 분석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 테무는 알리보다 쉬인과 좀 더 비슷하다. 실제 외국에서도 테무는 알리보다 쉬인과 좀 더 밀접하게 묶인다. 이 경우, 국내 이커머스보다 타격이 큰 건 패션잡화 매출 비중이 큰 국내 패션 플랫폼이다. 쉬인마저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성비로 승부를 보는 지그재그나 에이블리, 브랜디 등 플랫폼의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국내 유통업계 매출에서도 알리, 테무가 국내에 진출한 후 온라인 패션잡화 부문만 유일하게 감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테무에서 소비자 구매가 가장 많은 상품이 패션잡화 등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패션잡화는 가격이 다양해서 가성비를 노리는 경우 알리나 테무 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