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1차 공정위 전원회의…심사 결과 내달 초
쿠팡 "유통업 본질 규제하는 것" 반박
꼼수·갑질 조사도…갈등 지속될 듯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부대 의혹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전원회의 심의가 29일 열린다. 최근 이준석 등 국회의원도 직접적으로 사안을 언급하며 관련 의혹이 정치권까지 번지고 있다.
업계에서도 제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의 결과에 따라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이 운영하는 PB 판매 관행에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재 여부는 내달 초 결정될 예정이다.
◆핵심은 PB우대·임직원 후기 조작 여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스핌DB] |
공정위는 이날 해당 사안에 대한 1차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진행한다.
안건에 오른 내용은 쿠팡 앱에서 '쿠팡 랭킹순'으로 정렬된 검색 결과 중 쿠팡의 PB 상품을 우대 조치했는가와 쿠팡이 임직원을 동원해 구매 후기를 조직적으로 작성했는지 여부다.
앞서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TV 방송에 출연해 쿠팡의 자사 우대 행위에 대한 제재 여부 및 수위를 심의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쿠팡 측은 해당 보도가 나오자마자 자사 뉴스룸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알고리즘 조작은 없었으며, 임직원 체험단 평점은 미리 명시가 됐으며 일반인 체험단 대비 까다로운 기준이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PB의혹 등 이 사건의 본질이 모든 유통업체에서 이루어지는 상품 진열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고 본다. 쿠팡은 자사 뉴스룸을 통해 "유통업체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은 유통업의 본질이며, 온·오프라인 불문한 모든 유통업체가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이러한 유통업의 본질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PB시장 위축 우려에…"PB 자체 규제하는 것 아냐"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03.13 yooksa@newspim.com |
실제 최근 유통 업계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고물가 속 가성비를 내세운 자체 상품 'PB' 시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쿠팡의 제재 여부에 따라 추후 PB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도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는 PB 상품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또 일을 벌이려고 한다"며 "물가 인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물가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직구나 PB를 건드리는 것을 보면 정책 방향성을 누가 설정하는지 궁금해지는 지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공정위는 일반 PB 상품을 규제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는 PB 상품 개발·판매 등을 금지해 물가 부담을 가중하는 규제가 아니다"며 "오히려 소비자들이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소비자를 속이는 불공정한 행위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과 공정위 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꼼수' 동의를 받았다는 등 또다른 의혹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납품업체에 제품 매입을 빌미로 홈페이지 광고를 요구했다는 '갑질'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