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로 내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관련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가운데 미국인의 절반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기소라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ABC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틀간 성인 7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7%포인트)에서 응답자의 50%는 34개 혐의에 대한 트럼프 유죄 평결이 "옳다"고 답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UFC 302에서 미들급 챔피언 션 스트리클랜드와 랭킹 7위 파울로 코스타 간 경기를 관람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응답자의 49%는 트럼프가 오는 11월 대선 출마를 접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트럼프의 유죄 평결과 대선 출마에 대한 의견은 당파적으로 갈렸다. 민주당원의 83%가 유죄 평결이 '옳다'고 생각한 반면 공화당원은 16%만 이번 평결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또 주로 민주당원(79%)과 무당층(52%)이 트럼프 대선 하차를 지지했는데 반대로 공화당원의 75%는 트럼프가 선거 출마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무언가 불법을 저질렀다고 생각한 비중은 51%로 집계됐다. 12%는 트럼프가 불법적 일은 했지만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생각했고 그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 비중은 19%였다.
응답자의 47%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가 아니라고 한 응답 비중(38%)을 상회한 결과다.
무당파 응답자의 45%도 이번 재판이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유죄 평결 후 트럼프나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31%로 지난 3월 조사 때와 같은 수준이며 바이든 대통령 호감도는 32%로 3월 조사 때보다 오히려 1%포인트 하락했다.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량 선고 일자는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명하는 전당대회(7월 15~18일)가 임박한 시점인 7월 11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형량 선고일이 전당대회 나흘 전으로 잡힌 것은 우연이 아니라면서 "이는 그들이 만든 게임의 일부"라며 '정치적 동기 기소' 여론을 부채질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중이 용납할지 모르겠다"며 "대중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지점에 한계점(breaking point)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계점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연방 의회를 난입한 사건과 같은 소요 사태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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