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전 대표 자진 사퇴로 정리해야...사법 조치 검토 중"
동물 폭행 혐의 A씨 "전 대표와 운명공동체 및 이익 관계"
공익제보자 "동물 얼굴을 때리고 축구공 차듯 발로 차"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카라)'의 전진경 대표가 동물 폭행을 묵인하고 후원금을 부적절하게 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전 대표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 카라 대표, 동물 폭행 비호와 탈세·배임 의혹
2005년 비영리단체로 승인받은 카라의 연간 예산은 약 64억원(2023년 기준)으로 이중 기부금이 90%를 웃돈다. 카라는 활동가 60여 명, 후원 회원만 1만8000여 명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시민단체다. 카라는 유기 동물 구조과 보호 등 다양한 동물보호 활동을 펼쳐왔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카라 정상화를 위한 시민모임·공동대책위원회 등은 4일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라 전진경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6.04 aaa22@newspim.com |
카라 정상화를 위한 시민모임·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 5개 단체는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대표의 사과와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전 대표가 차명계좌와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해 수년간 약 3억원이 넘는 규모의 탈세에 가담했다는 주장과 배임 의혹도 제기됐다.
공대위와 노조 측 관계자는 "구조 동물의 해외 입양을 위해 3억원 이상 지급한 돈이 법인·대표 통장이 아닌 다양한 이름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다"며 "차명 계좌를 통해 탈세에 적극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전 대표가 여러 차례 금과 골드바를 단체 운영비로 구입했지만 구매 목적이나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선민 민변 변호사는 "전 대표가 카라 활동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금과 골드바를 공적 업무 수행을 위한 법인 카드로 구입했다"며 "금을 어디에 구입해 사용했는지 해명이 필요하다. 개인적 업무로 사용했을 시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변호사는 "전 대표에 대한 사법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증거 자료를 확보한 상태지만, 자진 사퇴를 통해 본인이 직접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고발장 제출을 미룬 상태"라고 했다.
◆ 동물 폭행한 활동가와 전 대표 유착 의혹..."학대 사실 보고"
공대위와 노조 측 관계자는 구조 동물의 보호와 입양을 총괄하는 국장 A씨가 지난 10년간 40마리 이상의 동물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동물 폭행 사안으로 징계를 받았지만 국장으로 승진을 했다는 설명이다.
배현주 전 카라 활동가는 A씨의 동물 폭행을 증언했다. 배 씨는 "A씨가 맨손으로 아이들(동물)의 얼굴을 때리고 축구공 차듯 발로 찼다"며 "전 대표에게 얘기했지만 이를 감싸고 대화를 회피하는 느낌이 들어 절망감 속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공대위와 노조 측 관계자는 "전 대표가 A씨의 동물 폭행을 덮어주는 것은 이들이 부적절한 후원금 운영을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이자 이익 관계 때문이 아니냐"며 "A씨와 전 대표가 차명계좌와 페이퍼컴퍼니에 비용을 입금하는 것에 협조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고현선 민주노총 서울본부 카라지회 지회장은 "동물 폭행에 대해 내부 제보자들과 퇴사자들, 자원봉사자들의 증언에도 사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다 녹취가 나오자 바닥과 책상을 치는 소리라고 변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 대표 등은 구조 동물 상습 학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노조의 허위사실 유포"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의 허위 사실 유포로 카라는 붕괴 직전에 몰렸다"며 "20년간 동물을 위해 헌신한 활동가에 대한 상습폭행 여론선동을 당장 멈춰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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