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신규 물량 확보…테무 물량도 노려
해외 사업 확대로 기업가치 끌어올린다
내년 IPO 실패 시 2대주주 주식 사들여야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알리 국내 택배 물량을 확보한 것에 이어 테무 물량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해외 사업 확대가 내년 기업공개(IPO)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도입한 전기 택배차. [사진=롯데글로벌로지스] |
7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택배 경쟁 입찰에서 일부 물량 확보에 성공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중국 이커머스 물량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중국 이커머스 물량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중국 이커머스 테무 역시 경쟁입찰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테무는 이달 말 기존 물류 계약이 만료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알리 입찰 당시처럼 적극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아직 테무로부터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받진 못했다"면서도 "만약 제안 요청서를 받으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강병구 신임 대표 영입 이후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강 대표는 CJ대한통운에서 글로벌사업 대표를 지내다가 올해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물류업계 새로운 시장으로 낙점된 이커머스 사업을 바탕으로 해외 비중을 키우겠다는 것이 강 대표의 전략이다.
실제 성과도 있다. 알리 물량 확보 외에도 글로벌 3위 해운사인 프랑스 CMA CGM과 협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콜드체인 물류센터 건설 등에도 약 5000억원 투자를 계획 중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해외 사업 확대는 IPO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IPO 추진 중으로 지난해 하반기 상장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1조원대 IPO를 성공시키는 건 쉽지 않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33억원과 70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26.8%, 54.9%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매출은 88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줄었다. 업계에서는 IPO 성공을 위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만약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내년까지 IPO를 성공시키지 못할 경우 2대주주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 2대 주주는 LLH(메디치인베스트먼트 PE부문)다. 만약 내년 4월까지 상장하지 못한다면 LLH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이 경우 롯데 측은 약 3500억원 상당의 비용을 들여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앞서 풋옵션 행사 기한은 2021년에서 지난해 4월까지로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지난해 3월 이사회를 통해 올해 4월로 다시 한번 미뤘다. 롯데지주는 내년 1월까지로 풋옵션 행사 기한을 최종 연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외형 확장 성공 여부에 따라 내년 IPO 성과가 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IPO를 추진 중인 입장에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가장 큰 관건"이라며 "최근 알리 경쟁입찰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적극적으로 임했는데, 테무 입찰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든다면 실적 개선은 물론이고 내년 IPO에 결국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IPO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시점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잘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