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PPI 예상 깨고 전월 대비 0.2% 내림세
신규 실업수당 청구 10개월래 최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생산자 물가가 월가의 기대와 달리 내림세로 전환했다. 같은 달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완만히 꺾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다. 고용시장의 둔화 조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했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한 달 전보다 0.2% 하락했다고 밝혔다. 4월 0.5% 올랐던 PPI가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PPI는 2.2% 올라 4월 2.3%보다 오름폭을 줄였다. 앞서 금융시장은 5월 PPI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5% 각각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0.3% 상승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근원 PPI는 3.2% 올랐다. 도매가격의 흐름을 보여주는 PPI는 통상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로 읽힌다.
이날 PPI는 5월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완화된 사실이 확인된 후 나왔다. 전날 공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4월 3.4%에 비해 전년 대비 상승률은 낮아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2% 상승했으며 1년 전보다는 3.4%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낮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4.11 mj72284@newspim.com |
5월 도매 물가는 재화 가격이 전월 대비 0.8% 하락하면서 내림세로 전환했다. 휘발유 및 식품 도매가격도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서비스 도매 물가는 5월 중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지난달 물가 오름세가 완화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지고 있다. 전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올해 총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다만 연준은 최근 2% 물가 목표를 향한 진전이 완만히 이뤄졌다고 평가했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2차례 금리 인하 전망 역시 그럴듯한 예측이라고 판단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9월과 12월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유력하게 반영 중이다.
슈왑 금융 리서치 센터의 콜린 마틴 이자율 전략가는 "오늘 PPI와 어제 CPI를 보면 인플레이션에 대해 매우 좋은 소식"이라면서 "한 개의 보고서가 추세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인플레이션 하락을 설득하기 위해 볼 필요가 있는 수치들이고 연준에도 인플레이션이 내리고 있다고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 역시 금리 인하 기대에 힘을 실었다. 미 노동부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지난주(8일까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직전 주보다 1만3000건 증가한 24만2000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 앞서 경제 전문가들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5000건으로 한 주간 감소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틴 전략가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면 고용시장이 균형을 찾아가고 있으며 성장이 앞으로 다소 완만해질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국채 수익률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 오전 9시 59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4bp 하락한 4.281%를 기록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3.4bp 밀린 4.716%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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