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랠리 확산 vs. 침체로 동반 하락'…연말 시나리오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대형 기술주 강세로 다시 신고점을 갱신한 가운데, 지금의 소수 종목이 주도하는 랠리 흐름이 연말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7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는 연말까지 증시에서 펼쳐질 수 있는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캐치업' 시나리오로, 대형 기술주 상승세가 다른 종목들로 확산되는 경우다.
블랙웰(왼쪽)과 H100(오른쪽)을 들어 보이는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업체 제공] |
연초 이후 지금까지 S&P500지수는 14% 올랐는데, 이 중 60%는 알파벳,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단 5개 종목이 견인한 결과다. 주도주들이 전체 지수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동일 가중치로 따지면 S&P500지수 연초 이후 상승폭은 3% 정도에 그친다.
만약 이들 주도주의 상승 흐름이 나머지 종목들로 확산될 경우 S&P500지수는 연말까지 5900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종가인 5473.23 대비 8% 정도 오른 수준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기술주들의 실적이 최근 상향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조정이 나타나는 경우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만약 지금의 애널리스트 실적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가 문제"라면서 특히 지금처럼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매출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실적 전망치가 대폭 상향된 점은 그만큼 기업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대형 기술주 실적 실망이 초래되면 S&P500지수는 4300선으로 지금보다 14%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AI 주도주들이 실적을 웃돌며 계속 아웃퍼폼 하는 시나리오로, 연말까지 이러한 랠리가 지속되면 S&P500지수는 6300으로 지금보다 15% 더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지금은 견실해 보이는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다.
코스틴은 지난 4월 말 미국 경제 지표들이 급격히 부정적으로 돌아선 뒤 하락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골드만은 컨센서스보다 높은 경제 성장을 점치고 있지만 성장 지표가 더 부진해지고 경기 둔화 불안감이 커지면 S&P500지수 주가수익비율은 18배로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커지기 때문에 그만큼 증시 낙폭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러한 시나리오들을 종합 분석한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실적 전망 하향 폭이 예상보다 적고 대형 기술주들의 경우 주가수익비율 프리미엄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라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종전의 5200보다 높은 5600으로 상향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