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다 약 4억 늘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승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4부(이원범 부장판사)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가족 841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가 430억6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제41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1.05.16 kh10890@newspim.com |
이는 1심에서 인정한 위자료(426억6600만원)보다 약 3억9900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재판부는 "1심의 위자료 판단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서도 "다만 원고 12명의 경우 구금 일수, 장애 등급 등을 바로잡아 위자료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송은 5·18 유공자의 국가배상 청구권이 인정된 이후 최다 인원이 참여한 사례로 알려졌다. 원래 5·18보상법은 피해자와 유족이 보상심의위원회의 보상금 등 지급 결정에 동의하면 5·18과 관련된 피해에 대해 재판상 화해가 이뤄진 것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지난 2021년 헌법재판소에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정신적 손해배상을 규정하지 않은 채 국가배상청구권을 금지한 5·18보상법은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이후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가족들은 "생존자 대부분이 고문·불법 구금·폭행 등 국가의 폭력에 의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현재도 PTSD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해를 보상하라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유공자 측을 대리한 김종복 법무법인 LKB 대표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고의에 의한 국가의 불법행위로 사건 당시 피해자들은 10~20대였다. 인생을 준비할 시기에 그런 큰 일을 당하다 보니 정상적으로 인생을 준비하지 못했고 현재도 굉장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과연 이런 보상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판결이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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