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막 프레지던츠컵 앞두고 PGA와 인터뷰
"6월 트래블러스서 연장끝 패배... 되갚아주고 싶다
우린 친한 사이지만 이번 대회 셰플러 미워하기로"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톰킴(김주영)이 세계 1위 셰플러 향해 '복수의 칼' 겨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공식 페이지가 전한 기사의 제목이다. 김주형은 27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을 앞두고 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셰플러와 나는 집에 있을 땐 골프도 자주 치는 친한 사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 때는 셰플러를 미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막역한 사이지만 절친 셰플러를 꺾고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만난 김주형과 셰플러. [사진 = PGA] |
스물두 살 김주형과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는 6월 21일 생일이 같다. 여섯 살 터울인 형과 동생처럼 지낸다. 텍사스 댈러스 같은 동네에 살며 같은 교회에 다니며 함께 기도하고 성경 공부하는 '찐친'이다. 셰플러가 지난 5월 첫 아들 베넷을 얻자 김주형은 조카를 얻은 듯 기뻐해줬다. 김주형은 함께 생일파티한 날 베넷을 안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당신은 진정한 챔피언이자 훌륭한 친구다"라고 전했다.
이런 김주형이 셰플러를 향해 복수의 칼을 겨눈 이유는 두 가지. 프로선수로서 패배 아픔의 설욕하겠다는 것과 팀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의 막내로서 팀 사기 충전의 도화선이 되겠다는 것이다.
김주형은 지난 6월 21일 셰플러의 아들을 안아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사진 = PGA] |
지난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때 셰플러와 연장전을 벌인 끝에 우승을 내줬던 김주형은 "그 때 일대일로 이길 기회가 있었지만 졌어요. 복수전을 치르고 싶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프레지던츠컵 마지막날 싱글매치에서 셰플러와 맞붙길 원한다는 김주형은 "셰플러는 정말 뛰어난 선수다. 최종일에 그런 선수를 상대로 뭔가 할 수 있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코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 최대한 많은 승점을 따내 팀에 큰 활력소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 동료애가 정말 남다르다. 2년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면서 "게다가 이번은 우리 홈그라운드에서 열린다. 이번에는 관중의 응원이 우리한테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4년 시작된 프레지던츠컵은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 팀이 미국과 격년제로 맞붙는 대회다. 인터내셔널 팀은 2022년까지 미국에 1승 1무 12패로 열세다. 2005년부터 미국이 9연승 중이다. 미국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에서 열린 지난 대회에선 미국이 17.5-12.5로 이겼다.
캐나다 몬트리올의 로열 몬트리올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올해 한국은 세계 24위 김주형을 비롯해 임성재(21위), 안병훈(34위), 김시우(49위)가 나서 2022년에 이어 2회 연속 인터내셔널팀의 3분의 1을 채웠다.
2022년 프레지던츠컵 포볼 경기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버디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김주형. [사진 = PGA] |
김주형은 처음 출전한 2022년 대회에서 스무살 막내의 열정과 놀라운 경기력으로 인터내셔널팀의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이경훈과 포섬에서 팀을 이뤄 셰플러와 샘 번스를 2&1로 이겼고 김시우와 팀을 이룬 포볼에서 패트릭 캔틀레이와 잰더 쇼플리를 1업으로 물리쳤다. 당시 승리를 결정짓는 버디 퍼트를 넣고 모자를 집어던지며 환호하는 모습은 대회 역사와 세계 골프팬의 기억에 깊이 새겨진 명장면이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