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두 배 오르자 포장김치 수요 몰려...수급난 지속
폭염에 취약한 배추 작황 부진 문제...정부는 중국산 배추 수입 추진도
국산 배추 사용하는 포장김치 업계는 10월 중순 이후 정상화 전망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배춧값이 두 배가량 급증한 가운데 포장김치 생산량도 반토막 났다. 배추 원물 가격 부담이 높아진데다 포장김치 물량마저 줄면서 김치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을배추 출하 시기인 내달 중순 이후에나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 1·2위인 대상 종가와 CJ제일제당 비비고의 이달 김치 생산량은 평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포장김치 시장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업체는 계약재배를 통해 배추를 수급하고 있는데 최근 배추 작황이 부진으로 생산물량이 줄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폭염으로 배추 가격이 치솟자 포장김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포장김치를 고르고 있다. 2024.09.26 mironj19@newspim.com |
주로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되는 배추는 폭염과 폭우 등에 취약한 편이다. 올해는 늦더위가 길어지면서 배춧값이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지난 27일 기준 배추 상품(포기) 평균 소매가는 9963원으로 전년(6193원) 대비 60.8%나 늘었다. 전월(7133원) 대비 상승률은 39.6% 수준이다.
여기에 배추 원물 가격 상승으로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포장김치 수요 대비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김치 매대에는 배추 포기김치 제품이 대부분 품절돼있었다. 배추김치 대신 총각김치, 열무김치 등이 채워졌다. 대상과 CJ제일제당 자사몰에서 판매하는 배추 포기김치 제품도 대부분 품절된 상황이다.
관련해 지난달 CJ제일제당 비비고 배추김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가량 신장했다. 또 대상 종가 김치는 지난달 배추김치 매출은 17% 증가하는 등 올 여름 포장김치 수요는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배추대란 해소를 위해 정부는 내달까지 중국산 배추 1100t를 수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내달 10일 이후에는 가을배추 수확이 시작되는 만큼 공급난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내달 중순 이후쯤 포장김치 수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을배추 수확해 김치 제조, 제품화까지 감안한 것이다. 본격적인 김장철인 11월 초에는 정상 수준의 배추김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여름이 길어지고 봄·가을이 짧아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배추 재배면적 감소 문제는 해결과제로 지목했다. 배추 작황 부진 현상이 최근 2~3년 새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을배추가 들어오는 시점을 10월 중순으로 보고 있다"며 "본격적인 김장철인 11월 전에는 포장김치 생산량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배추 작황부진이 최근 반복되고 있어 사전 비축량 확보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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