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엑손모빌 등 미국 석유업계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면 폐기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엑손모빌, 필립스 66, 옥시덴털 페트롤리움 등 석유 대기업은 트럼프 선거 캠프와 공화당 의원들에게 최소 IRA의 일부분은 보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쥬노에서 선거 유세하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군인 석유업계는 당초 IRA 제정에 반대했으나, 저탄소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수십 억 달러 세액 공제 조항으로 자사가 혜택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업계는 트럼프 재집권시 IRA를 전면 폐기해 재생 연료, 탄소 포집 및 수소에 대한 투자에 필수적인 세액 공제 혜택을 잃게 될까 두려워 하고 있단 전언이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의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자금 모금 행사에서 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자사의 막대한 투자에 세액 공제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트럼프에게 직접 전달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움은 텍사스 서부에 13억 달러 규모의 첫 번째 탄소 포집 공장을 건설 중이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수십 개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엑손모빌도 트럼프 캠프에 IRA 일부를 보존해달라고 요구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탄소 포집, 수소, 바이오연료 등 저탄소 기술에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사실상 이 모든 계획은 IRA의 세액 공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미국 정유 회사 필립스 66도 공화당 의원들에게 IRA의 세액 공제가 자사 사업에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 대신 식용유, 식물성 기름, 지방 등으로 제조되는 이 회사의 재생 연료는 세액 공제 대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유세 현장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그린 뉴 딜'이 아닌 "그린 뉴 스캠(scam·사기)"이라고 폄하했고 IRA가 '전기차 의무화 정책'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에 트럼프 집권 2기 때 IRA 폐기 우려가 나왔는데, 트럼프와 공화당 우군인 석유업계의 반발 때문에라도 전면 폐기는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케빈 크레이머 공화당 상원의원(노스다코타)도 "우리가 (선거에서) 이긴다면 IRA에 도끼가 아닌 (수술용) 메스를 들어야 한다"며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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